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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Jul 05. 2023

자연사 박물관

Day 9-2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예약을 한 터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입구를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어 처음엔 의아해했다.  일찍 왔나 싶어 탐스럽게 피어 있는 왕벚꽃을 감상하고 있으려니 경비원 아저씨가 여긴 아니라며 건물을 돌아가 보라고 크게 손짓하셨다.



가리키는 방향으로 돌아가 보고선 오마이갓~!! 그럼 그렇지 했다.  입장 줄이 끝없이 늘어서 있는 거다!!


뜨겁게 내리쬐기 시작한 햇빛을 받으며 30분을 기다려 드디어 입장했다.

소지품 검사 후 박물관 로비로 들어서자 서늘하게 바뀐 공기를 느낄 새도 없이 다가온 거대한 공룡의 모습에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순간 쥐라기 공원의 배경음악이 들리는 듯도 했다.  새끼를 지키려고 '알로사우루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바로사우루스(왼쪽)'의 형상에 압도된 거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자 한 무리의 코끼리 떼들이 우르르 달려오고 있었다.  아프리카 야생 동물들을 박제해 전시한 곳으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 매머드와 사자, 마운틴 고릴라가 진짜 움직일 듯 서 있었다.  



공룡들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두 앞다리를 쳐들고 성큼성큼 다가오고, '아파토사우루스'가 발자국을 남기며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사람의 어깨와 팔꿈치 사이에 있는 팔 뼈에 해당되는 아파토사우루스의 뼈인데 만져만 봐도 기분이 묘했다.


내 아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공룡을 특히 좋아하는 시기가 있다.  그 어려운 공룡 이름들을 줄줄이 읊을 정도였는데 때맞춰 이곳에 데려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기도 했다.  


'타이탄의 도마뱀'이란 뜻의 '티타노사우루스'는 그 이름대로 크기가 타이탄급이라서 카메라에 모두 담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이외에도 각종 동물들의 뼈들이 전시돼 있어 한눈에 봐도 크기 비교가 가능했다.

매머드


순록



트리케라톱스


에드몬토사우루스 혹은 '아나토사우루스(오리 도마뱀)'


스테고사우루스


우영우가 좋아할 고래도 한복판에 떠다니고 있고...

해양생물들 분류도 너무 잘해놨다.


사라진 인류 '네안데르탈인' 복원


유인원 계통 분류

맨 위 오른쪽이 현생 인류인 '사피엔스인'인데, '네안데르탈인'과 함께 '하이델베르크인'에서 진화됐음을 나타내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네안데르탈인이 사피엔스인들에게 학살당해 일순간에 사라졌다고 추측했으나 두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공존했다가 결국 사피엔스들의 네트워킹과 두뇌의 우수함으로 살아남았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다산을 기원하는 여성 토템들 중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눈에 띄었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복제품이지만 실물로 보니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기 때문이다.



거대한 자수정


광물(Mineral)이 어떻게 생겨나고 또 어떻게 보석(Gem)이 되는지를 세세히 분류해 놓은 전시실에서 다양한 종류와 모양에 턱이 다 벌어졌다.  



박물관 지하에도 푸드코트가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 틈에 섞여 뷔페식으로 차려진 음식을 골라 담아 계산한 후 늦은 점심을 먹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만큼 크고 복잡한 박물관이라 쉬이 지쳐버렸다.  원래 계획은 센트럴 파크로 나가 돗자리를 깔고 오후 햇살을 받으며 낮잠을 자볼까 했으나 날씨가 무더워져 나갈 엄두도 못 냈다...ㅠㅠ

https://www.amn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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