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겁던 날의 작은 위로

by 돌레인

엄마를 치매안심센터에 모셔다 드린 뒤, 근처 단골 카페에 왔다. 주문을 하며 카페 사장님과 몇 마디 담소를 나눴다. 아이들이 고1, 고3이라고 했다.

“제일 힘들 때네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목동에 산다고 덧붙였다.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나는 알기에 그저 “스트레스가 크시겠어요.”라고만 했다.


가만히 나를 돌아보니, 내가 그 시기를 보낸 지도 벌써 14년이 지났다. 그때는 아버지 장례까지 치러야 했다.

아들은 원하던 학과에 진학했고, 2년 뒤 군에 입대했다. 훈련 중 다쳐 군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마음 졸이던 시간이 지나 무사히 제대했고, 복학해 졸업했다. 이후 3년의 프리랜서 생활을 거쳐 바라던 번역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또 3년. 이제는 주임이 되었다.


산 넘어 산을 지나 여기까지 왔고, 지금은 치매가 온 엄마를 돌보고 있다.

문득, 내 자신이 대견했다.

버겁다고 느끼던 참이었는데, 잠깐의 담소가 이토록 위로가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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