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여의 오늘 본 영
프로젝트 헤일메리 | Project Hail Mary | 필 로드, 크리스토퍼 밀러 | 2026
★★★★★
우주적 다정함이 세상을 구한다. :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남긴 코어 메모리
친구끼리는 평가를 하지 않죠. 그래서 별점은 무의미하고, 제 맘 속에선 좋음좋음좋음 그 자체입니다.
네 맞아요, 세상에는 수많은 SF영화가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치밀한 과학적 고증에 열광하고, 누군가는 기발한 상상력에 환호하기도 합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보다 더 성공적인 SF영화, 분명히 많을 거에요.
하지만 때로 어떤 작품은 평가의 영역을 가뿐히 넘어서기도 합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간직해야 할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억들이 구슬 모양으로 저장되잖아요.
그중 '나'라는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기억들은 "코어 메모리" 로 분류되고,
이 메모리들로 성격의 섬이 만들어지죠.
저의 '영화 섬'을 구축하고 있는 코어 메모리들은 아마도,
어린 시절 보았던 <E.T.>, <에이리언>, <백 투 더 퓨처>, <구니스> 같은 작품들로 채워져 있을 거예요.
영화 속 과학적 원리를 옺전히 이해하지 못했어도,
때로는 무서워서 고개를 돌린 채 소리만 들었어도,
그마저도 행복한 조각으로 남아, 제 코어 메모리를 형성 했을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그 기억 덕분에 저는 오래오래 영화를 사랑하게 된거고요.
그렇기에 확신해요.
<프로젝트 헤일메리> 역시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과 어른이들에게 완벽한 '코어 메모리'가 되어줄 것이라고요.
우주를 항해하는 복잡한 수식이야 다 이해하지 못할테지만
영화가 보여준 그 광활한 우주경험, 로키와의 교감은
에서 마주한 낯선 존재 '로키'와 나누는 뜨거운 교감은 분명 선명하게 기억될 테니까요.
게다가 이 영화가 시종일관 유지하는 유쾌하고 낙천적인 무드가 우리 마음속에 아주 단단하고 밝은 빛을 내는 코어메모리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물론, 지나치게 순수하고 낙관적이죠?
소설의 마지막 즈음, 그레이스 박사도 이런 생각을 해요.
"분명 다들 힘을 합쳤을 것이다. 어쩌면 그냥 내 안의 유치한 낙관주의자가 하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인류에게는 꽤 감동적인 면이 있다"_ 684p
어쩌면 말이죠, 영화를 본 많은 세계인의 유전자 혹은 코어메모리에 이 영화의 긍정의 에너지가 각인된다면,
그래서 그렇게 새겨진 낙천적인 데이터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인류가 정말 커다란 벽에 부딪혔을때 우리를 조금 더 다정하고 용기 있는 존재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혹은, 최소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그날 하루라도 행복했다면,
그게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최고의 가치 아닐까요?
"행복, 행복, 행복!"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