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도는

by 최국환


-오늘 기도는-


노랑지빠귀

아침 깨우기 전

어둠의 꼬리가 쉽게 잘린 것을 보니

누군가 이 새벽을 다녀갔나 보다.

외로운 밤하늘

별 하나만 있어도

이리 따듯함을 아는 듯

작은 촛불 하나 켜지고

나는 기도 한다.

마주하는 모든 것들의

깨어지지 않은 온전한 모습을

오늘 드리는 기도는

잔가지에 무수히 달린 겨움보단

봄날 어김없이 내리는 꽃잎이기를

내 오늘 드리는 기도는

바위를 때리는 파도의 열정보단

그를 맞이하는 바위의 순종이기를

내 오늘 드리는 기도는

어제의 그것보단 더욱 소박한 사랑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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