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피는 사연
한 아이가 태어나고 꽃이 피었습니다.
처음 온전하던 것이 바람에 날려 발길에 밟히고
만신창이가 된 모습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하루만 피었다 말라버릴지라도
누군가 다가와 눈물 건드려 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관심조차 주질 않았습니다.
거친 바람 속,
산속으로 도망쳐 뿌리내린 곳
그곳엔 지독한 거짓 평화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독사들의 독설과
무지막지한 새들의 부리
그리고 시기로 가득한
주변 나무들의 사악한 그늘,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방패를 세우기 시작했답니다.
죄의 가시로 날을 세우고 마음마저 굳게 닫음으로 고독이 밀려오고
그나마 남겨진 꽃 향마저 말라버렸습니다.
절규로 울부짖던 어느 날 오월 햇살이 다가와 전합니다.
“기도할 수 있을 때 기도하세요.”
“당신은 무엇보다 소중한 열매가 될 것입니다.”
다급해진 마음에 가시 사이 꽃을 피우고 기도를 시작합니다.
날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꽃으로 피고 싶습니다.
내겐 온전한 다리 없음에 오월 향기로 당신께 다가갑니다.
살아 있을 때 기도하게 하소서
삶을 도구로 삼지 말고 축복으로 삶을 살게 하소서
내기도 할 수 있을 때 기도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