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십자가

벌거벗은 자들의 좁쌀 행진곡

by 최국환

벌거벗는 자들의 좁쌀 행진곡



어찌 이리들 쉽게 간단 말이오.

난 하루를 힘들게 살다

어둠 가득한 저녁별에 지쳐 쓰러졌건만

어찌 이리들 쉽게 핀단 말이오.


내 뿌린 씨앗은 모난 곳 돌부리에 치여

좁쌀 한 톨의 쓸모도 남지 않았는데

그대들의 길에는 무슨 사연 놓였기에

그대들의 씨앗은 어찌 심어들 졌기에

수치로 옷 벗겨진 노래가 허공을 가르고

앉아있던 것들의 갈 곳 모를 행진뿐


별 하나 사랑으로 살다.

두근거리는 햇살로 남길 바랐지만

별 뜨지 않는 밤

벌거벗은 자들의 순종 없는 걸음에

아침은 그 어떤 시늉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대들의 기도가 시작된다.

주님을 향한 무심한 선택에 하늘이 열리고

순간,

벌거벗은 자들의 아침이 무너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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