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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lias Jan 30. 2024

뇌의 주인은 바로 나!

안전심리 4 : 나와는 너무 다른 당신.

2019년도에 실시했던 뇌파검사와 심전도검사에서 내 결과는 형편없었다. 만성스트레스가 높고 인지상태가 좋지 않게 나와 자존심이 적지 않게 무너졌다.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들이 겹쳤기에 나쁜 결과가 납득이 되었다. 일단 결과는 수용을 하고 나의 가장 최고의 장점인, 안 좋은 사건에도 '의미를 부여하기'를 시작했다. 분명 이 위기는 내 성장을 촉진하는 마음의 신호야~하면서 나만의 [뇌향상 프로젝트]를 작동시켰다. 운동, 공부, 건강보조식품 등을 활용했는데 어떤 것이 주요인인지는 모르지만 놀랄 정도로 뇌 상태가 좋아졌다. 역경을  마주하고 투쟁하는 과정이 내게 오히려 힐링을 가져왔고 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생활습관이나 사고패턴을 바꾸면 진짜 뇌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상담의 보조도구로 뇌파검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나는 뇌 전문가가 당연히  아니지만 심리검사든 뇌 검사든 이론보다 중요한 것은 유용하게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검사결과를 진단이 아닌 대화의 도구로 사용하여 행동변화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지금부터 뇌파 검사를 활용하여 심리적 안전기지를 넓힌 사례들을 소개한다(물론 사례들은 많은 변형을 거쳤기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진다). 꼭 뇌파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나오는 사례들은 충분히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라 스스로 뇌를 점검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뇌는 바뀐다. 내가 사는 방식대로.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내가 쓰는 대로 변화한다.

뇌는 나의 주인이 아니다.

내가 뇌의 주인이다.


첫 번째 이야기 : 나와는 너무 다른 당신

‘잘’ 알아야 이해가 된다.

20~23년도 초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각자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 보면서 밥 한 끼 먹는 것도 힘들었는데 요즘은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좋네요” 하는 분들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분명 사랑하는 가족임에도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까 더 많이 부딪히게 되어 힘들다고 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담실에 부부가 함께 오는 사례도 늘어났습니다.

아내 : 상담사님, 우리 부부는요,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긴 해요. 아니 제가 주로 말하는 편이네요. 그런데 얘기를 하면 할수록 짜증이 나요. 분명히 처음엔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화가 나는 거예요. 벽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얘기를 하면 무슨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버럭 화를 내기도 하고… 남들은 우리 남편이 성인군자 같다고 하는데, 그러면 뭐 해요. 정작 아내인 저는 공감받지를 못하는데….

남편 : 그게 아니고요. 그냥 넘어가면 될 것도 넘기지를 못하고 담고 있으니, 듣고 있으면 답답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혼자서 삐치고 마음 상해하고… 이해가 안 돼요. 쓸데없는 걱정을 만들어서 하질 않나.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은 아내가 좀 헐렁하게 살면 좋은데 너무 민감하게 사는 것이 안타깝다고 합니다. 아내는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본인도 나름 너그러운 사람인데 남편 앞에만 서면 속이 좁은 사람인 것 같이 느껴져 부끄럽기도 하고, 남편 말대로 자신이 정말 민감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인지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뇌에서는 대략 5가지의 뇌파가 동시적으로 발생하고 상황에 따라 특정 뇌파가 많이 활성화됩니다. 뇌파 중에서 알파파는 사랑할 때, 마음이 흐뭇하고 기분이 좋을 때, 심신이 안정되었을 때 발생하며 엔도르핀도 나오게 하는 뇌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회복탄력성도 높아지게 도와줍니다.      

뇌파는 활동에 따라 다르게 나옵니다. 세타파가 많이 나오는 분들은 멍때리기 선수!^^

남편의 뇌파 스펙트럼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성인군자라는 말을 들을 만했습니다. 남편의 알파파 비율은 35.6%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아내는 8.7%로 낮게 나왔습니다.

바로 두 분이 서로를 오해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동일한 스트레스나 갈등상황에서 아내는 최소 3일은 지나야 기분이 풀리지만 남편은 하루면 충분히 해소되는 타입이었던 거예요. 사실 아내분이 유별나게 부정적이고 뒤끝이 있는 것이 아닌 평균 수준의 알파파 비율을 가진 분이지만, 워낙에 남편분의 알파파 비율이 많이 높다보니  아내분을 까칠하게 평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분명 다른 사람들과는 대화가 잘 되는데 남편 하고만 얘기가 통하지 않는 이유가 남편의 알파파 비율이 높아도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어요. 아내는 억울하고 남편은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알파파의 비율이 20%가 넘은 분들은 평소 긍정적이고 웬만한 스트레스는 여유 있게 잘 넘겨버리시더라고요. 40%가 넘는 분들은 주변에서 엔도르핀이 넘치는 비타민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요. 반면 알파파 비율이 5% 미만인 분들은 자극에 대해 나도 모르게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단, 알파파 비율은 개인차가 너무 심해서 5%여도 본인이 행복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측정을 다양한 시점에 여러 번 해서 자신만의 평균과 범위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소식은 알파파 비율을 의도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며, 실제로 비율을 높인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알파파가 좋은 파장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좋은 것도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장점이 평가의 기준이 된다면, 타인의 평균 수준을 단점으로 평가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알파파 비율이 50%가 넘어서 웬만한 역경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한없이 나약해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장점이라도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니까요. 어떤 부분에서든지 나와 상대방, 그리고 하나 더! 평균적인 기준 이 세 가지를 모두 알게 될 때, 비로소 나와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알파파를 많이 나오게 하려면?

아주 쉽습니다. 즐거운 활동 많이 하기, 명상하기, 호흡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즐거운 활동을 많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뇌를 속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운동선수들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뇌를 훈련시키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거나 노래를 떠올리며 뇌파를 측정해 보니 알파파 비율이 늘어났습니다. 의도적인 시도였기에 평소 알파파 비율은 다시 원래의 수준으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꾸준하게(최소 1개월 이상- 뇌에 익숙한 회로를 만드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입니다) 하루 5분 정도만 좋은 생각을 하며 명상을 한다면 놀랍게도 알파파의 기본 비율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알파파가 적게 나오면 자극에 대해 자동적으로 삐딱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뇌를 속여서 새로운 회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회식 때는 술을 안 마시려고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한 잔 마셔버렸을 때, ‘역시 나는 안돼, 의지박약이야’라고 자동적으로 부정적인 사고가 언어화됩니다. 이 부정적 반응을 긍정으로 무조건 마무리하는 겁니다. ‘그래도 한 잔 마시고 바로 알아차렸으니 발전했어. 취하지 않았잖아. 괜찮아’ 식으로요. 뇌는 마지막 평가된 언어로 그 경험을 기억하기 때문에 시작이 부정반응(-)이었어도 마무리만 긍정반응(+)으로 해 주면,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뇌가 속을 수도 있답니다~. 부정적 정서에 관여하는 편도체에게 전두엽이 긍정의 언어로 설명해 주니까 부정 반응 회로가 힘을 잃게 된다네요.^^  아마 웃음치료도 비슷한 원리일 거예요. 기뻐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기쁘다고 뇌가 받아들이는 것처럼요.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뇌파 치료가 좀 더 효과적이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가족, 친구, 동료와의 따스한 대화나 취미활동 등이 알파파를 많이 나오게 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음, 앞에 소개드린 부부는 지금 어떻게 지내시냐고요? 아내는 '남편이 나를 무시하는 게 아니구나, 진짜로 기분이 풀려버리는 사람이네". 남편은 "우리 와이프가 예민한 게 아니고 내가 대단한 사람이었구먼, 하하" 신혼 때부터 많이도 싸우더니 기질적으로도 많이 다른 우리였다며, 의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반응들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부서별로 알파파 비율의 평균이 다르기도 하고요. 부서 내에서 개인적으로 비율이 다르기도 하지요. 부서별 평균이 5%로 낮다면 다른 부서에서 볼 때는 까칠한 부서일 수 있지만, 부서의 팀워크는 끝내줄 수 있답니다. 대다수가 섬세하고 예민하니까요, 일할 때 잘 맞는 궁합일 수 있어요 ^^. 뇌파검사 결과를 가지고 한잠 동안 대화주제로 써먹다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요.  

"**씨, 내가 잘해주었더니 알파파 비율 높아진 거 아니에요?^^"

"그만큼 내게 중요한 선배니까 앞으로도 쭈욱~^^"  

만약, 평소와는 다르게 알파파 비율이 급하락 혹은 급상승했다면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지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분명 있을 테니까요. 이럴 땐 동료와 이야기해도 좋고 상담실을 방문해도 좋지요. 제가 원하는 상담실은 친구를 만나러 가는 곳이랍니다.


*다음회에서는 신입사원들의 사례를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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