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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샘 Dec 26. 2019

포도가 생겨났다

포도가 재배되기까지

포도(葡萄, grapes)하면 여름에 먹는 과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포도주를 만드는 원료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세가 아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포도를 포도주와 일치시키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세계에서 생산된 포도는 과일로 먹는 것보다 포도주로 이용하는 양이 훨씬 많다. 세상에 포도가 먹는 것이 아닌 술을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고?! 이런 깨달음은 나의 포도 지식을 일거에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포도는 신비하고도 흥미로운 과일이다.

 

포도(구경희, 색연필)


사람들은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야생 포도는 세계 여러 곳에서 생겨났다. 사람들이 재배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자라고 있었다. 그럼 사람들은 왜 야생 포도에 그치지 않고 포도를 재배하려 했을까? 야생 포도를 가지고도 포도주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포도주로는 사람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사람의 입맛에 맞는 포도주가 필요했다. 포도 열매가 굵고 즙이 많으며 단맛이 강한 포도가 열매가 작고 즙이 적으며 신맛이 강한 포도보다 인기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야생 포도 중에서 포도주에 가장 잘 어울리는 품종을 골라, 그 열매를 지속적으로 얻으려고 온 힘을 다해 포도를 재배하려 했다.




포도는 야생이 아닌 재배를 통해 보다 더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해졌다. 야생 포도는 대부분 암수딴그루, 즉 수술과 암술을 가진 나무가 따로 있어서 곤충에 의한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반면, 재배 포도는 한 송이의 꽃 속에 암술과 수술이 모두 들어있는 암수한그루로 바람에 의한 수분이 가능하여 열매 맺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포도 재배라 함은 암수한그루인 품종을 골라서 번식시키는 일이다. 이러한 선별 과정을 거친 결과 오늘날 포도주의 주원료로 쓰이는 유럽종 포도(Vitis Vinifera)가 나오게 되었고, 이것이 야생이 아닌 재배 작물로서의 포도가 시작된 과정이다.



  

대략 기원전 6천년에서 기원전 4천년 사이에 카스피 해와 흑해 사이의 캅카스 산지 주변 지역에서 최초로 포도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캅카스 지방은 노아의 방주가 홍수 후에 닿았던 곳, 터키 아라라트 산 바로 북쪽에 위치해 있고 이 산은 방주에서 나온 노아가 홍수 후 포도를 재배한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포도 재배는 캅카스 지방으로부터 다른 지방ㆍ국가ㆍ대륙으로 퍼져 나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이 포도를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때는 짐승을 사냥하고 가축을 기르며 야생에서 과일이나 여러 식물을 캐고 동시에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신석기 시대였다. 포도주용 포도를 포함한 여러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정착생활이 가능해진 시기였고, 포도 재배는 정착 사회를 형성시키고 문명을 발달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참고문헌

이은선(역), 포도주의 역사, 시공사, 2002

성경 창세기 9장 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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