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이 뭐길래?

자매라는 선물 4

by 돌콩마음

사진: Unsplash의 Nick Fewings



3년간의 원거리 중학생활을 끝낸 언니는, 내가 다니던 중학교와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하나의 울타리 안에 있었기에 중3이었던 나는 언니와 다시 그렇게 1년 동안 함께 등교를 하게 되었다.

물론 함께 걸어가다가 각자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무리와 함께 걸어갔지만, 정문을 통과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나뉘는 갈림길에 다다르면, 언니와 나는 늘 손을 흔들며 가슴 따뜻한 인사를 하곤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외출을 하고 오셨던 엄마께서 우리 삼 남매를 소집하시고는 말씀하셨다.

언니와 동생의 이름이 바뀌었으니 앞으로는 절대 예전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바뀐 이름으로 불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엄마는 이미 이 문제에 관해 아빠와 함께 의논을 하셨을 테고, 언니와 남동생 역시 자신들과 관련된 일이니 나보다는 먼저 알고 있었을 터라 그 순간 화들짝 놀란던 사람은 나 혼자였다.

나는 엄마의 말씀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2층 내방으로 올라갔다.


눈물이 났다. 이 감정은 뭐지?

분명 배신감은 아닌데 나는 배신감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도 10년을 넘게 불러왔던 이름이다.

어떻게 한순간에 그 이름을 부를 수 없단 말인가?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언니와 남동생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데 언니와 남동생이 내 눈앞에서 사라진 것만 같았다.


나는 그전까지 언니를 부를 때 여느 동생들처럼 그냥 '언니'라고 부르지 않고, 늘 이름을 붙여 'ㅈㅇ이 언니'라고 불러왔었다. 그 모습을 보셨던 엄마 친구분들께서 "우리 꼬맹이는 언니가 여럿 있는 것도 아닌데 왜 항상 이름을 붙여 부르지?"하고 웃으시며 얘기하시곤 했었다.

나는 그렇게 언니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게 참 좋았다.

뭔가 더 내 언니 같고 더 특별한 사이처럼 느껴졌었나 보다.

그런데 그 이름이 사라진 것이다.


나는 그때부터 '**이 언니'가 아닌, 이름을 생략한 그냥 '언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동생의 이름 역시 새 이름이 아닌 이전의 이름을 계속 부르다가 엄마께 자주 꾸중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만의 고집이었을 테지만, 나는 나의 그러한 모습이 이전 이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릴 적 나는 그랬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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