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하루 Dec 07. 2018

고양이도 집이 필요해

고양이의 영역 확보

  고양이들은 어둡고 좁은 공간을 좋아한다. 자신의 신체가 딱 맞게 들어가고 사방이 막혀있는 곳으로부터 안정감을 얻기도 하고, 또 사냥에 유리한 곳을 찾고 천적으로부터 본인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냥이라고 해도 고양이의 공간이 필요하다.


  우리 집에는 사실 솜솜이가 숨을만한 공간이 많이 없었다. 넓지도 않거니와 침대도 없어서 솜솜이는 무서운 무언가를 만났을 때 (청소기라거나, 처음보는 장난감 따위-) 기껏해야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 전부였다. 처음에는 이동장 입구를 책상 쪽으로 돌려놓아줬지만 이동장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기 때문에 숨집의 역할을 하기는 어려웠다.


  다묘를 돌보는 내 만렙집사 친구는 이미 그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고, 자비를 베푸사 솜솜이에게 숨을 수 있는 숨집을 선물했다. 그런데 그 숨집이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우유곽 모양의 솜솜이 집!


  ...귀여웠다. 상품을 영업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우유곽 안에 들어가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솜솜이를 보면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뭉클뭉클 샘솟았다. 솜솜이는 자신의 공간이 퍽 마음에 드는지 집이 생긴 첫날부터 그 안에서 잠을 잤다. 바닥에는 스크래쳐가 있어서 일어나자마자 바닥 긁는 소리가 들렸다.


  집이 생긴 솜솜이는 그 외에도 본인의 아지트 삼을 만한 공간들을 여러가지 확보했다. 예를 들면 집사가 글을 쓰기 위해 켜는 노트북 자판 위라거나.

노트북 여는 소리만 나면 자기 자리인 양 걸어온다...

   어둡고 숨을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으로는 집사가 모으는 만화책 위를 선호한다. 책상 아래인데다가 저 부분을 밟으면 의자 위로 뛸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좋아하는 듯 싶다.

보통 저기서 집사를 빤히 바라본다.

  고양이가 자신의 아지트를 만들어두면 종종 장난감 사냥에 성공했을 때 사냥감을 입에 물고 그곳으로 뛰어가거나, 앞서 말했듯이 무서운 무언가를 마주했을 때 호다닥 달려가는 걸 볼 수 있기 때문에 집사의 심장에 좋지 않다.


  고양이의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서라도 고양이가 숨을 수 있는 집은 꼭 필요하다. 모든 고양이에게도 집이 필요해!


※ 솜솜이의 더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_<


마지막은 자기 집에서 기지개 켜는 솜솜. 귀엽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610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