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의 고양이 덕질일기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과 입양한 후에 무엇이 달라지느냐, 고 묻는다면 - 사실 셀 수 없이 많은 것이 달라지지만 - 핸드폰에 있는 갤러리 용량이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아직 어린 고양이를 입양했다면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크고, 조금 더 천천히 커도 되는데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물론 작아도 커도 너무할 정도로 귀엽기 때문에 매일같이 휴대폰 카메라를 손에 잡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고양이들이 좀 많이... 빠르다. 소리 하나 내지 않는 것 치고 어찌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돌아다니는지 셔터 소리가 열 번을 넘게 들려도 잘 찍은 사진 한 장 찍기가 참 힘들다. 솜솜이를 데려온 이후로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 솜솜이 뭐해? 사진 보내줘!" 라는 말을 듣는데 가끔은 답장으로 아래와 같은 사진을 보내기도 한다.
내 새끼가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동네방네 떠들고 싶어 미치겠는데 도무지 말을 들어주지를 않는다. 이건 흔들렸고, 이건 너무 어둡고, 이건 눈이 무섭게 나왔고...! 물론 그런 사진들마저 귀여워 하나도 지울 수 없는 게 집사의 마음이지만, 동시에 아이의 귀여움을 온전히 담아내고 싶은 욕심도 버릴 수가 없다.
결국 고양이 사진을 '예쁘게' 찍기 위해서는 장난감과 간식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타이밍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가끔 신이 그래, 네 고양이 예쁘다 하며 내려주시는 기회도 있긴 있지만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내가 많이 활용하는 방법은 '움직이는' 물체와 '소리가 나는' 물체에 관심을 갖는 고양이의 습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조명이 적당한 자리에 고양이가 앉아 있을 때, 고양이의 고개가 약간 위쪽을 향해야 눈에 조명이 반사되면서 귀여움이 한층 강렬해진다. 이름을 불러 나를 쳐다보게 한 후에, 내가 원하는 곳을 쳐다보도록 다른쪽 손으로 마찰을 일으키거나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내면서 시선을 유도한다. 잘 따라오지 않는 경우에는 손을 이쪽 저쪽으로 움직이면서 고양이가 내 손에 집중하게끔 만든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고난 후면 왜인지 모르게 심신이 지쳐있고는 하지만, 사진 속에서 귀여움을 뿜어내고 있는 내 새끼를 보면 그 피로가 다 녹는다. 얼마나 귀여우면 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물론 내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까지 솜솜이가 차지하고 있다. (랜선 언니들의 사랑이 지극하여 솜솜이는 모델비로 갖가지 장난감을 선물받는 실정이다.)
그러니 세상의 모든 고양이와 강아지들아, 집사가 핸드폰을 들고 쫓아다닌다면 못 이기는 척 사진 한 장 정도는 찍혀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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