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고양이는 어떻게 우나요?
돼지는 꿀꿀, 소는 음메, 토끼는 깡총깡총(?), 닭은 꼬끼오, 병아리는 삐약삐약, 강아지는 멍멍, 그리고 고양이는 '야옹야옹'하고 운다고들 한다. 하지만 동물을 키워보았다면 대부분 알겠지만 사실 저렇게 울지 않는다. 절대로.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부터 고양이를 정말 좋아했던 나는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양이 카페에도 곧잘 놀러갔고, 길냥이를 만나면 몇십분씩 그 앞에 앉아있고는 했다. 사실 소리내어 우는 냥이가 별로 없기는 했는데 어쩌다 가끔 말을 거는 녀석들을 봐도 야옹하고 우는 녀석은 없없다. 솜솜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솜솜이는 보통 먀아악, 하고 운다. 이렇게 받아적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가장 비슷하게 적는다고 적는 게 먀아악일 뿐이다. 게다가 어떤 상황에서 우느냐에 따라 울음소리가 조금씩 달라진다. 우리 집 솜솜이는 꽤나 수다쟁이기 때문에 자주 울고는 하는데 덕분에 지금은 울음소리를 들으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다.
간식으로 약올리고 있을 때 빨리 달라고 하는 소리는 간드러지게 먀앙먀앙, 내가 누워있는데 간식이 먹고 싶으면 와서 골골송을 부르고(골골송은 기분 좋을 때에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간식달라고 애교 부릴 때도 부른다.), 배고픈데 밥그릇에 밥이 없으면 길게 먀아아아악, 간식 주는 시간(보통 내가 점심을 먹은 후에 습식을 챙겨주고는 한다.)이 되면 급하게 냐아아! 냐아아!하고, 변을 보기 전에는 약간 신경질적이고 높은 톤으로 운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을 때는 도저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운다. (...)
집사가 자주 말을 걸어서인지 솜솜이도 자주 말하지만 아직까지 알 수 없는 울음도 있긴 하다. 밤에 제 집에서 자다 말고 깨면, 꼭 누워있는 내 위에 올라와서 먀아악, 하고 한 번 우는데 내가 "왜애?" 하고 대답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휙 내려가버린다. 아직까지도 그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고양이가 야옹하고 울지는 않지만 다양한 울음소리를 갖고 있고, 또 고양이 특유의 가르릉거리는 소리와 골골송은 집사를 행복하게 해주는 소리다. 특히 고양이의 골골송은 데시벨 자체가 사람에게 듣기 좋은 소리라고도 하고, 집사가 쓰다듬어줄 때 골골거리는 소리를 내면 집사의 충성심이 성장하기도 한다. 내가 긁어주는 손에 간지러운 부분을 직접 갖다대는 솜솜이를 보면 냥팔자가 상팔자다 싶다가도 너무 귀여워 웃음이 나버린다. 그러다가도 본인의 만족도가 다 채워지면 도망가버리지만.
어떻게 울든, 뭐라고 소리를 내든, 사실 아무렴 어떨까. 이렇게 귀여운데. 뭐라고 울어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자, 우리 솜솜!
*솜솜이의 더 많은 사진은 SNS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