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가 되고 싶은 이유

그저 존재하기

by 돌멩이

난 돌멩이가 되고 싶었다.


멈춰 있든.

굴러 가든.

떠 내려가든.

무엇을 해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뭐라 안 하는 삶.


누군가가 나를 걱정할 일도.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기대를 가질 일도.

누군가가 나를 싫어할 일도.


아니. 사실.


내가 누군가의 걱정 어린 눈빛에 괜찮다 말할 일도.

내가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하려고 갖은 노력을 할 일도.

내가 누군가의 싫어함을 모른 척할 일도.


아니 더 정확히.


내가 나를 걱정 또는 안쓰러워할 일도.

내가 나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메말라갈 일도.

내가 나를 싫어할 일도.


없는 그런 삶.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언젠가

환생을 하거나,

시체가 된 후 미생물에 분해되어 땅에 흡수되거나,

내가 더 이상 날 괴롭히지 않는.

그런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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