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이 끝나고 비참하다면

면접에서 화가 났다

by 돌멩리

면접을 봤다. 갑작스럽게 잡힌 2차 면접. 내 전부를 보여줬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을 했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된 사람이 좋단다. 끝나고 비참한 기분이 든다면, 웃음 하나를 얻기 위해 발로 박수를 치는 물개가 된 기분이라면, 회사는 나와 핏이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잘 모르겠단다. 자기는 나를 뽑을지 잘 모르겠단다. 어쩌라는 걸까. 나를 한 단어로 말해보란다. 그게 아니란다. 내가 어렵다고 하니 자기는 그럼 어떨지 모르겠단다. 취직 한 번 하려고, 해외 한 번 나가려고 고생이 많다. 내가 뭐가 되길 바라는 걸까. 나는 단점도 고칠 점도 많은 사람이다. 그런 걸 얘기해야 했을까? 예스맨이 되길 바라면서 또 인간적이길 바란다.


이전에 지원했지만 면접은 보지 않았던 회사에게 연락이 왔다. L로 시작하는 캐나다 스타트업. 내가 면접을 보지 않겠다 메일을 보냈었는데, 까먹었는지 한 달 뒤에 또 면접 제의를 하더라. 이번엔 다른 지사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CEO가 친히 답장을 보냈다. 너같이 도덕적이지 않은 사람에겐 시간이 아깝단다. 이게 무슨 말인가? 당신이 나에 대해 뭐를 안다고. 내가 당일에 면접을 취소해서 화가 났단다. 그러는 당신은, 왜 다른 사람 면접에 노쇼했는가? 그땐 죄송하다고 말을 하면서도 당신은 정말 무례하다고, 행운을 빈다 답장했다.



면접을 보면 과제를 미리 얘기하라. 두 번째 면접이 있다면 적어도 이틀 전에는 얘기하라. 지원자 앞에서 무례하게 행동하지 마라. 지겹다, 끊임없이 나를 어필하고 증명해야 하는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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