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이 하기 싫을 때

번아웃이 온 것 같다

by 돌멩리

큰일났다. 일이 하기 싫다. 시험은 내일이다. 두 과목 본다. 하기 싫다.

몸이 파업을 선언했다. 과자를 먹어도 힘이 나지 않는다. 이런 날은 쉬어야 하는데. 연차 대신 출근했다.



결국 반차를 냈다. 내일이면 시험 두 개를 본다. 일요일 오전부터 공부를 안 했다. 앉아 있어도 식은땀이 난다. 불안하다. 또다른 우울 신호일까봐. 명령한대로 하기 싫단다. 별 수 있나. 쉬어야지 싶다가도 쌓인 프로젝트를 보면 갈비뼈 중앙이 갑갑하다.






나를 사랑하자고 맘 먹었는데 오늘은 어렵다. 내가 공부를 안 하고 일을 안 하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다. 일만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적어도 3회독은 하는 내가 수업도 거의 듣지 않고 자료 대충 훑어보고 시험 치러 가는 건 처음이다. 심지어 시험이 무슨 유형인지조차 모른다.



그래도 난 나를 이해해야겠지. 일에 치이고 팀플에 치이고 월요일에 발표도 했고 엄마와 끈을 끊어내는 일도 하고 있다. 신뢰했고 다정했던 의사 선생님은 먼 곳으로 가시고 상담도 곧 끝난다. 나는 무기력할 모든 이유가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나를 지지하고 사랑한다. 나를 조금 미워했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나와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안고 토닥이고 위로할 것이다. 나에게도 그래주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부당해고 구제신청과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