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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리 May 29. 2024

변할 것 같다

좋은 쪽으로.

다양성을 좋아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 게 너무 좋았다.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어떤 경험이 그라는 사람을 이루었는지 알아가는 게 재밌었다. 심리학을 전공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판단하지 않고 그저 수용하는 것. 너는 너고, 나는 그런 생각을 존중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학문이 좋았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벽을 세우는 것도 많았던 것 같다.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져 있는 세상에서 나는 지구과학이 싫었고 생물학이 싫었고 코딩이 싫었고 수학이 싫었다. 잘하지 못하니까 움츠러들었고 쉽게 이해되는 인문학이 좋았다. 미국에 와서 나와 놀랍도록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누구는 운동에 미쳐있었고 누구는 공부에 미쳐있었다. 빛난다. 그런 생각을 했다. 무언가에 온 마음을 바치는 사람들은 빛나는구나.



마케팅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싫어했던 과학을 배우려 학교에 등록했다. 주말이면 지루해했던 박물관, 식물원에 간다. 동물원에 가서 나비를 본다. 살을 빼는 게 아니라 몸을 더 탄탄하게 만들고 싶어 운동을 간다. 자기 계발서를 읽는다. 미국이 좋지만 한국도 장점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운전을 할 생각에 신이 난다. 나에게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루를 낭비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에이, 굳이? 나 과학에 관심 없는데. 이런 생각이 날 가두었다. 너무 좁은 세상에 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젠 지나가는 꽃의 이름이 궁금하다. 취미를 만들고 싶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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