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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리 Jun 25. 2024

그에게서 배운다

요즘 자주 듣는 단어는 mentality다. 우울했고 무기력했다. 먹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서 집에만 있었다. 그게 편했으니까. 별로 바뀌고 싶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는데, 요즘은 변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어제는 LA에 놀러 갔다. 밤바다에 누워 수다를 떨다가 집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남자친구 휴대폰이 안 보였다. 차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손전등을 챙겨 들고 다시 바다로 갔다.


"찾을 수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마."

"응, 나 찾을 거 알아. 근데 무언가를 흘린다는 게 싫어."


많이 당황했고 조마조마했는데, 막상 당사자는 태연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각, 사막에서 바늘 찾기도 아니고 검정색 휴대폰을 찾으려고 하니 막막했는데, 그는 앞장서 걸어가더니 어딘가에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너 휴대폰 잃어버리면 연락처랑 사진이랑 금융 정보랑 다 다시 해야 하니까, 찾아서 진짜 다행이다"

"사실 휴대폰 잃어버려도 영원히 잃는 건 별로 없어. 연락처랑 사진은 아이클라우드에 동기화되고 은행 어플은 다시 깔면 되니까. 근데 시간이 문제야. 하루를 휴대폰 때문에 날리는 게 싫어."








그를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신기하다'였다.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많지만, 그의 사고방식 혹은 mentality는 나에게 큰 자극이 된다. 공부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하는 것. 다른 걸 걱정하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하는 것.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아는 것.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명확한 것. 뱉은 말은 지키는 것. 긍정적이려고 하는 것.



나는 love is about compromising 이라는 말을 좋아했다. 서로 다른 우리가 중간의 타협점에서 만나는 것. 그는 단호하게 얘기한다. compromise는 부정적인 뜻이잖아. 서로 잃는 거잖아. Compromise가 아니라 collaborate야. 우리 서로 노력하는 거야.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야. 물론 경제적 자유는 중요하고,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일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돈은 목적이 될 수 없어.
 


휴대폰을 찾고, 기쁨의 포옹을 한 후 그는 말했다. Thank you baby, great job.
나 한 거 없는데?
내가 휴대폰 잃어버리니까 걱정하면서 찾아줬잖아.
당연한 거 아냐?
나는 고마운 건 고맙다고 해야 해. 너는 그냥 okay baby no problem 하면 되잖아.


골프 치러 가자.
나 한 번도 골프 안 쳐봤어.
그러니까 치러 가는 거야.
나 잘 못 할 것 같아.
모든 걸 잘해야 할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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