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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리 Jul 15. 2022

다르다는 것

부쩍 엄마 꿈을 많이 꾼다. 좋은 일은 아니다. 악을 쓰고 싸우니까. 지원서 넣은 곳에는 소식이 없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 채 계속 쓴다. 정신과에서 약을 줄였는데 큰 부작용은 없다. 자전거 타기와 모두의 마블에 빠져서 오전 12시에 출석체크하는 게 습관이 됐다. 따릉이는 1시간 대여하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바꿀 수 없는 것에 마음을 쓴다. 어린 시절이 억울하다. 첨성대에서 크게 아이를 혼내는 엄마를 봤다. "주위를 둘러봐. 여기서 누가 모래놀이하고 있어. 아무도 없지? 너만 하고 있는 거야. 너 이거 그대로 다 이른다. 엄마 잘하는 거 알지? 이거 그대로 얘기할 거야. 너도 똑같아." 아이는 주체적인 개인으로 자랄 수 있을까.


어릴 때 디즈니랜드에 갔다. 놀이공원에 환장하는 난 너무 즐거웠다. 엄마가 몸이 안 좋아 카페에서 쉬겠다고 했다. 아빠와 난 신나게 놀았다. 다시 카페에 오자 엄마는 폭발했다. 눈치 없이 일찍 안 와서, 카페 앞에 세워 놓곤 쌍욕을 했다. 땅만 쳐다보는 나도 느낄 만큼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엄마는 자주 이성을 잃었다. 바뀐 정신과 선생님은 엄마가 놀랍나 보다. 자꾸 되물었다. "엄마는 화가 많은 사람이네요. 그렇게 정리하면 될까요?" 화만 많은 게 아닌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대학 시절 만난 유일한 인연. 엄마와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자 '엄마와 그렇게 크게 싸우는 건 상상이 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엄마가 사과하기까지 기다리냐고도 물었다. 그런 게 아닌데. 엄마와 난 싸우지 않았다. 그저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해준다고 했다. '팔이 부러지면 치료받으면 되는 것처럼 너도 입원하고 싶으면 하고 치료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괴롭히는 자살사고에 대해 털어놓자 '정말 병원 가야겠네' 읊조렸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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