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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와 수정펜

같지만 다른 것 - 1

by 돌멩리

같지만 다른 것 - 2

01.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이미 쓰인 것 어쩔 수 없다만. 열심히 문질러본다. 흔들어 지워본다. 얼추 하얘졌지만 흔적은 남는다.


02.

수정펜은 어른의 지우개다. 지우개의 천진난만함과 수정펜의 책임. 한 순간 실수가 되돌릴 수 없어졌을 때 한숨을 쉬며 죽어라 흔드는 수정펜.


03. 잘못 썼을 때 지우개로 쓱싹. 같은 실순데도 수정펜은 헥헥. 어른의 실수와 아이의 실수는 무게가 다르다.


04. 각양각색 지우개. 다 똑같은 수정펜. 동심은 사라지고 기계적인 미소로 시간 되면 자릴 뜨기 바쁜 나.


05. 지우개는 타인의 색을 남겨 둔다. 수정펜은 자신의 색으로 덮어 버린다. 나는 남에게 지우개 같은 사람일까.




3주간 취업 집중과정을 듣는다. 중요한 건 수업 들을 때가 아니라 혼자 있을 때라고. 공모전 나가지 말고 혼자 무엇이라도 하라고 했다. 그중 하나가 같은 데 다른 점 찾기. 이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매일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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