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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 Feb 10. 2023

고양이의 방탕함 <개구리가 되지 못한 올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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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탕함이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캐시는 방탕함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키에르가 생각났다. 키에르는 어린 시절부터 같이 지내던 친구였다. 이성으로 느껴진 적은 없으나, 캐시의 주변을 공기처럼 떠돌던 친구였다. 캐시의 부모는 키에르를 멀리하라 타일렀지만 캐시는 순종적인 편이 아니었다. 키에르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고 위에 나이 차이 많이 나는 형 한 명, 아래로는 두 살 어린 여동생이 있었다. 캐시와 키에르 사이를 막을 사람은 없었지만 걱정어린 시선들이 주변을 떠돌았다.  키에르와 함께 있으면 재밌는 일이 많았다.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여름, 열 살 무렵이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그들은 개울가에 작은 올챙이를 잡아 키웠다. 부모님이 보지 않는 헛간에 숨겨두고 키웠다. 키에르는 올챙이 다리 하나가 나올 때마다 메모장에 무언갈 그리거나 적곤했다. 캐시는 다리만 달린 올챙이가 거북하고 징그러웠지만 키에르가 흥미로워한단 이유 하나만으로 꾹 참곤 했다. 다리가 네 개가 되고 꼬리가 들어갈 쯤이었다.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지 못한 채로 물 위에 둥둥 떠있었다. 몸을 엎드리고 네 다리를 활짝 벌리고 하얀 배를 뒤집고 하염없이 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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