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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Dec 16. 2020

엄마의 공부

식사 준비에 대한 부담감

아이는 계속 유치원을 못 가고 있는데 집에서 해야 하는 내 일이 많아졌다. (아이를 돌보는 일이나 집안일 외의 내 일)

오늘은 온라인 수업이 오전과 오후 두 번이나 있었다. 오전에 있었던 교육은 학부모 교육이었는데 평소 좋아하던 '강원국 교수님'이 나오셔서 날짜를 체크해 두고 챙겨 들었다. 그 덕에 늦게 일어난 아이의 아침 겸 점심은 간단히 차려주고 수업이 끝난 뒤 다른 간식들을 더 챙겨 주었다. 내 입장에서 볼 때 오늘 아이의 점심은 부실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평소보다 간식에 신경을 더 쓰면서 해야 하는 일을 빠듯하게 처리했다. 그러다 보니 저녁 준비의 부담이 배로 다가왔다. 얼마나 부담이었으면 저녁까지 한참이나 남은 오후 4시부터 "오늘 저녁은 뭐 먹지?"라고 10분에 한 번씩 이야기했던 것 같다. 저녁 7시 30분에 들어야 하는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려면 아이를 미리 씻기고 저녁 준비까지 마쳐 놔야 했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불안한 마음으로 시계를 보면서 얼른 일부터 끝내야지 하고 있는데 5시쯤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은 주말에 먹었던 쫄면과 돈가스를 사 먹자고 제안해서 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거기에 오늘 남편은 일주일 중 일찍 퇴근하는 날이라 평소보다 일찍 올 수 있다고 해서 포장해온 음식을 느긋하게 먹고 수업 준비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지난주 수요일에는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아이를 씻기고 저녁을 먹이고 남편의 저녁까지 깔끔하게 준비 해 놨었다. 그러다 보니 내 저녁식사는 완전히 완전히 잊어버린 것이다. 

저녁 준비가 생략된 것만으로 이렇게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매일 같이 저녁을 사 먹을 수는 없으나 오늘 같이 하루가 꽉 차게 분주한 날에는 남편이 사 온 돈가스가 구세주처럼 느껴진다. 


코로나 이후 도서관이나 아이의 교육기관에서 하는 수업, 강의들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된 경우가 많다. 온라인 수업은 아무래도 대면 수업보다는 생동감은 떨어진다. 하지만 좋은 점은 아이 혹은 가정 일에 매여있는 나 같은 주부의 경우에는 이동해야 하는 시간이 없어지고 옆에 아이가 있어도 충분히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비교적 공부를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이나 그 이후나 내가 하는 공부는 늘 의문점을 가진다. 

생산성이 있는 공부인가? 아닌가? 


배경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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