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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Dec 28. 2020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모험 이야기


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엄마가 오늘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어른이 되길 싫어했던 용감한 아이 피터팬에 대한 이야기야.

엄마가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선 곧잘 피터팬에 대한 영화라든가 만화영화가 방영이 되었어. 신나는 모험의 

섬 네버랜드에서 펼쳐지는 피터팬과 웬디, 존, 마이클 그리고 섬 아이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지...


엄마도 어릴 적 하늘을 나는 피터팬과 웬디를 보면서 '나도 하늘을 날면 얼마나 좋을까. 요정이 정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단다. 또한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저 아이들처럼 신나는 모험을 경험해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상상하곤 했었지. 


달링 부인은 꿈을 꾸었다. 네버랜드가 쓱 다가오더니 이상한 소년 하나가 톡 튀어나왔다. 하지만 부인은 놀라지 않았다. 소년의 얼굴이 어딘지 낯이 익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엄마가 되지 않은 여자들 얼굴에서 여러 번 본 듯도 했다. 소년은 네버랜드를 가리고 있는 얇은 장막을 찢어 버렸다. 그 찢어진 틈새로 웬디와 존, 마이클이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피터팬_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중에서


엄마는 피터팬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옛날에 떠올렸던 터무니없는 동심들이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어. 그리고 어쩌면 너의 순수한 생각들을 엄마인 내가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지. 엄마도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곧잘 이건 이래서 하지 말아라 저건 저래서 하지 말아라 하는 소리를 들었고 '세상엔 요정 같은 것은 없다. 열심히 공부해라.'라는 말만 들지. 어느 순간 엄마도 너에게 다른 어른들이 엄마에게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 


엄마가 어릴 적 읽었던 피터팬과 네버랜드의 이야기는 신나는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였는데 지금 읽어보니 굉장히 무서운 후크선장과 해적들, 용맹한 인디언들, 그리고 그와 맞서 써으는 피터팬과 이이들을 보니 동화라는 것은 어릴 때 봤던 감성과 어른이 되어서 보는 감성이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그래서 엄마는 너도 어린 시절에 만난 피터팬과 어른이 되어서 만나는 피터팬이 다르게 다가오는 순간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야. 같은 내용의 책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는 것을 네가 알았으면 하거든.


"'사랑하는 동생들아, 저기 좀 봐. 창문이 여전히 열려 있어. 엄마의 사랑을 굳게 믿은 보람이 있구나.' 웬디가 위쪽을 가리키며 말하네요. 아이들은 모두 엄마 아빠를 만나려고 방으로 올라갔어요. 그다음 행복한 장면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야기도 여기서 끝이에요."

이야기는 끝났다. 이야기를 해 준 웬디도, 그리고 이야기를 들은 소년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했다.-봤죠? 모든 게 순조롭게 착착 진행되잖아요?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매정한 사람들처럼 몰래 빠져나가요. 아이들이란 원래 그런 존재들이잖아요. 그런데도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그리고는 우리들만의 이기적인 시간을 완벽하게 갖는 거죠. 그러다 특별한 관심을 받고 싶을 때면, 당당하게 돌아가서 요구하면 그만이에요. 엄마들은 매를 들기는커녕 꼭 껴안아 줄 게 확실하니까요.

[피터팬_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중에서


엄마는 받기만 하는 사랑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지금 너에게 주기만 하는 사랑이 너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 엄마는 지금의 너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사랑을 듬뿍 받아 자라왔고 그런 엄마가 너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가끔 엄마가 너를 혼낼 때면 너는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야?'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네가 어떤 일을 하든 너를 사랑해. 다만 네가 올바른 길을 가길 바라는 어른의 마음이 섞여서 갈팡질팡 하고 있는 것 같아. 네가 엄마를 떠나 잠깐 네버랜드에 다녀와도 엄마는 언제나 너를 두 팔 벌려 안아 줄 거야. 엄마를 잠깐 잊고 열심히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다시 엄마에게 돌아와 사랑을 원한다면 언제나 널 기쁘게 반겨줄 거야. 


한때 소년들이 낮에 하는 놀이 가운데 하나가 버스에서 떨어지는 척,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년들은 점차 침대에 묶인 발을 잡아당겨 보지도 않게 되었고, 버스에서 뛰어내리면 자기만 다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윽고 바람에 날리는 모자를 쫓아 날아갈 수조차 없게 되었다. 아이들은 연습 부족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아이들이 믿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피터팬_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중에서


언젠가 너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겠지 그건 아마 네가 느끼기도 전에 찰나에 지나가게 될 거야 마치 피터팬의 아이들이 웬디와 존, 마이클이 사는 세상으로 들어와 그 시간에 익숙해져 가는 것처럼 말이야. 엄마는 너의 순수하고 어린 마음이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세심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엄마는 언젠가 너의 어린 시절 한 부분에 읽었을 피터팬과 어른이 된 네가 읽었을 피터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 보고 싶어.


창 밖을 보세요. 밤하늘 은하수에 가장 작은 꼬마 별이 지켜보는 가운데, 잎사귀로 지은 옷을 입고 피터 팬이 날아올지 모르니까요.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요? 잠긴 상상력의 빗장을 풀고, 닫힌 동심의 창문을 활짝 열어 보세요. 이제 뭐가 보이나요?

[피터팬_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옮긴이의 말 중에서


어른이 되었다고 어렸을 적 꿈꿔 왔던 일이 모두 허구라고 믿고 싶진 않아. 분명 어딘가엔 요정이 있고 너를 지켜보는 피터팬이 있을 거라 믿고 싶어. 너의 포근한 마음이 부디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 있길 바라며


사랑하는 엄마가.


소예책방 [함연:동화]모임의 마리무리로 리뷰를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써 보았습니다. 언제나 특별한 선물을 전해주는 소예책방 그리고 [함연:동화]모임 덕분에 연말을 따스하게 보낼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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