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니까 좀 씁시다!!
매일 글을 써야겠다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는 뭐라도 써서 목표 달성을 해야지 싶어 단 몇 줄이라도 매일 올렸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책을 읽으며 글을 써야지 싶은 마음이 들어 브런치 플랫폼을 켜 두었다가도 글 마무리를 미처 맺지 못해서 갈등을 하다가 결국엔 올리지 못하고.... 그다음 날... 또 그다음 날이 된다.
작년 초부터 "새로 책을 써야지..." 하는 마음은 늘 품고 있었으나 자꾸만 어떤 글을 써야 하지? 하는 마음이 맴돌았다. 틈이 나는 대로 읽고 독서모임도 참여하고 하는데도 갈피를 못 잡아 내 안에서 우왕좌왕했던 것 같다.
'아- 글을 쓰지 못하는 날이 오기도 하는구나....'
아직 제대로 시작한 날 조차 없는데 벌써 이러면 어쩐다. 더럭 겁부터 먹었다. 여유를 가져야지 가져야지 하면서 마음에 여유가 잘 생기지 않는다. 주어진 하루는 너무 빠듯하게 지나가고...
이렇게 좋은 봄이 오는 것도 찰나에 지나갈 것 만 같다. 봄이 오고 가는 것이 아쉬워 이맘때쯤이면 늘 집에 꽃을 들인다.
어제는 남편이 점심을 먹으러 오면서 프리지아 여러 단을 사들고 집에 왔다. 며칠 전부터 내가 봄이 왔으니 프리지아를 살 때가 되었다 이야기하던 참이었다. 꽃이나 식물을 키우는 것은 어려워서 잘 못하지만 봄이 되면 늘 노란색 프리지아 여러 단을 사다가 식탁 위 혹은 서재방에 올려놓는 것을 좋아한다.
긴 겨울이 끝나고 봄바람이 살랑이기 시작할 때 화사한 꽃이 집으로 오면 금방 봄이 올 것만 같아서...
그런데 길거리에서 사 온 프리지아 다발 속에 진딧물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 더 없겠지?
둘... 어라?
셋... 버려야 하나...
결국 오늘 점심 먹을 때쯤 남편과 함께 눈물을 머금으며 정리했다. 버리기 전 너무 아깝고 안타까워 한데 모아놓고 사진으로 남겼다. 쓰레기 봉지 안으로 들어가는 프리지아를 보며 연신 "아까워 아까워 너무 아까워-"라고 말했다. 식탁에 앉아 있는데 없는 프리지아 향기가 풍겨오는 것 같아 자꾸만 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아직 봄날은 많이 남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