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8: 맑은 호수/작은 인연

꿈속 호수에서 현실로 이어진 작은 인연

by 돌고래작가

물 꿈

나는 수영은 못하지만 물을 좋아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편이어서 그런지

물과 관련한 꿈을 정말 많이 꾼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 던 엄마가 내 꿈 이야기를 들으면,

“물이 나오는 꿈은 기운이 아주 좋다고 해!”

라는 말을 가끔 하셨다.

꿈과 영적인 부분을 연결해 생각하진 않지만

물이 나오는 꿈, 또는 수영하는 꿈을 꾸면 하늘을 나는 꿈만큼이나 기분이 좋다.

아마도 내가 잘하지 못하는 행위를 꿈에서는 누구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름, 여의도의 큰 호수

여름이 시작될 무렵 꾸었던 꿈이다.

꿈의 배경은 여의도에 있는 큰 백화점이었고 남편, 아이와 함께 있었다.

백화점 앞에는 굉장히 크고 맑은 인공 호수가 있었는데,

그 크기가 바다만큼 커서 물 안에 들어가기가 겁났다.

면적이 크니 당연히 깊이도 깊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더욱 무서웠다.


하지만 막상 ‘풍덩!’ 몸을 담그자 가라앉지 않아 안심했다.

누군가 특수한 기법을 사용해서 사람들을 가라앉지 않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고 자유롭게 헤엄을 칠 수 있었다.



밖에 두고 온 소지품

꿈이 아니더라도 나는 평소 수영장에 가면 들고 다니던 핸드폰이나 작은 소지품 등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아무도 훔쳐가지 않을 걸 알면서도 괜히 그쪽에 눈길이 간다.

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호수에 들어오기 전 가방과 시계 등을 가까운 곳에 두고 왔는데 물놀이하는 내내 그쪽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누가 훔쳐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불쑥 들자,

곧 얼굴이 험상궂은 아저씨가 내 가방과 시계를 덥석 잡았다.

물속에 있던 나는 그 아저씨와 동시에 손을 뻗어 내 물건을 잡았다.

아저씨는 내 물건을 포기하고 바로 옆에 있던 남편의 시계를 들고 달아났다.

나는 도망가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너 가만 안 둘 거야!’ 하는 심정이었다.



친구들과 친목 모임

물놀이를 마치고 나는 그 백화점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려 했다.

복잡한 백화점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꽤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룸에 자리를 잡았지만,

사정이 있어 퇴짜를 맞고 나왔다.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나와 친구들과 함께 다른 자리를 잡기 위해 걸었다.

한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움직이고 있는데, 얼핏 밖에 물놀이를 하던 큰 호수가 보였다.

지금은 모임이 우선이어서 친구와 대화를 하며 이동했다.


그때 두 친구가 대형견을 품에 안고 내 앞으로 지나갔다.

내 옆에 있던 친구는 나에게

“져봐, 너무 큰 개는 네가 힘들어 넌 작은 개를 데려와.”라고 말했다.

나는 이미 데리고 왔다며, “아니야. 이미 데려왔어. 대형견은 아니지만 작지 않아.”라고 답했지만 친구는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

“큰 개는 안돼. 작은 개 데려와.”


그 친구와는 한 참을 같은 내용을 두고 실랑이를 하다가,

친구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룸이 다소 불편하기는 했는데, 친구들은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고 분주했다.



현실과 이어지는 꿈 이야기

이 꿈을 꿀 시기 우리 집은 오래 고민하던 강아지 입양을 했다.

옆에서 계속해서 작은 강아지를 데려오라던 친구는

실제로도 내가 강아지 입양을 고려하고 있으니

큰 개는 힘드니 작은 개를 입양하라고 신신당부하던 친구였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게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눈앞에 딱 마주하는 순간…

“넌 우리 집으로 가야겠다!!”


강아지를 입양하기 전 나는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너무 데리고 오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

데려와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데려오자 마음을 먹고부터 입양을 차근차근 알아보기까지

한 순간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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