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아침 루틴, 반복되는 꿈
새벽에 남편 출근하기 전, 나는 항상 텀블러에 얼음물을 담아 둔다.
남편은 그 물을 하루 동안 일 하면서 틈틈이 마신다.
주로 거래처를 돌아보는 외근직이기 때문에 그때마다 물을 사 먹지 않고,
개인 물병을 가지고 다닌다.
남편이 새벽 5시 반쯤 일어나면, 나는 6시쯤 비몽사몽 눈을 뜬다.
얼음물을 준비해 두고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가, 잠결에 남편이 출근하는 모습을 본 뒤 다시 7시까지 눈을 붙인다.
7시가 되면 일어나 강아지 밥을 주고, 아이를 깨워 등교 준비를 시작하는 일상이 이어진다.
주말이 아닌 이상 이 루틴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새벽에 잠깐 꿈을 꾸면, 대부분 현실의 아침 일과와 비슷한 장면이 펼쳐진다.
오늘 꿈 역시 주방에서 남편의 텀블러를 챙기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아이와 남편 모두 주방에 있어서 ‘아침을 챙겨야겠구나!’ 생각했다.
현실에서 남편은 새벽에 출근 준비로 바빠 아침을 먹지 않지만,
꿈속에서는 아침을 꼭 먹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있었던 주방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물건, 음식물,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고, 싱크대 안에는 그릇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왜 이렇게 더럽지?’ 마음속으로 생각했지만,
아이와 남편은 주방이 더러운 걸 전혀 몰랐고, 평소처럼 행동했다.
주방의 상태와 상관없이 지금은 아침을 해야 하므로
복잡한 물건들 사이에서 식재료를 찾았다.
남편은 닭고기를 손질한 뒤 요리를 하고 있었다.
익히는 과정 중 끝이 다 타버려 잘되지 않자, 닭고기를 나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이것 좀 잘해봐.”
남편이 건네어준 닭고기는 얼마 전 우리가 함께 먹은 닭꼬치 모양이었다.
나는 꼬치를 받아 탄 부분을 떼어내고 윗부분 한 조각을 먹은 뒤, 다시 남편에게 주었다.
주방은 여전히 복잡하고 정신없는 상태 그대로였다.
분명 자기 전에 깔끔하게 정리하고 잤는데,
어쩌다가 이런 난장판이 된 상태가 된 걸까? 알 수 없었다.
꿈이 깨어 생각해 보니, 주말에 남편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부탁했었다.
일요일 저녁에 너무 늦어서 다음날 해주겠다고 했는데,
월요일 저녁에도 “내일은 꼭 버릴게”라는 말을 남겼다.
쓰레기 정도야 내가 버릴 수는 있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면 재활용장 안쪽까지 들어가야 한다.
며칠 전 다른 동 재활용장에서 쥐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괜히 무섭고 꺼림칙해 남편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꿈속에서 더러웠던 주방은 내가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일을 미루고 미뤄서
마음에 남았던 게 아닐까?
월요일에 다른 쓰레기는 모두 버렸지만,
음식물 쓰레기만 남아 있던 그 모습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결국 다음 날, 쌓여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그냥 둘 수 없어
참지 못하고 내가 직접 버리고 왔다.
쥐 소문 때문에 무서웠던 마음은 잠깐 뿐,
이를 극복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다.
다행히 내가 버릴 땐 쥐를 보지 못했다.
방역이 조금 더 꼼꼼하게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