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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Oct 27. 2020

긴 싸움

지쳐서 싸울 힘이 없어지기 전에 사라지길

금요일부터 나와 아이는 집에만 있었다. 현관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남편도 되도록 집에 와서 끼니를 해결했고 회사 업무 외엔 외부에 돌아다니는 일을 최대한 줄였다.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아이가 감염이 되는 것이다. 아마 어느 부모라도 그 부분을 가장 걱정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부터 무서워서 아이는 유치원에도 못 가고 학원 학습지는 당연히 하지 못했다. 그렇게 9개월을 조심하고 또 조심하려고 노력했는데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 이번엔 동네 확산이 급격히 퍼지고 있어 최대한 조심하고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하루는 안심했다가 또 하루는 뭔가 사건이 터져 마음을 졸이기를 금요일부터 쭈욱 이어져왔다. 고작 5일인데 그 시간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아마 우리 동네 주민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다행히 상황이 일단락되었다고 지자체에서 발표를 했으나 여전히 불안한 건 사실이다. 아는 지인은 너무 방심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쫄 것도 없다곤 했지만 아이들 문제에 있어서는 과해서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뜬소문이나 가짜 뉴스 별별 이야기가 나돌아 다니니 더 불안하고 마음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 또한 자식을 둔 엄마 마음인 것 같다. 지자체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기 꺼려하고 인근 초등학교나 학원에서 발송한 문자를 토대로 엄마들끼리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하루 종일 동네 커뮤니티에 접속하여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핸드폰을 붙들고 있으니 이제는 손목에 무리가 올 정도다. 머리도 아프고 손목도 아픈데 하루 종일 아이를 케어하며 집안을 돌보려니 그도 쉬운 일이 아니다. 종종 멍한 상태가 되어버려 아이가 뭘 물어봐도 다시 되물어본다. 


10월의 날씨는 점점 겨울로 다가가고 있다. 한국은 1월 말부터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시작되었고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이어질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계속해서 자기 최면 같은 걸 건다.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일주일 후면 괜찮아지겠지...

한 달 후면 괜찮아지겠지...

계절이 바뀌면 괜찮아지겠지...

내년엔...



배경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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