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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Oct 15. 2021

우리는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

『마인드셋』서평.


예전에 SNS를 보다, '서울대 의대 수석 합격자의 말'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밤늦게 독서실에 남아 혼자 공부를 한다.
참 웃기는 일이었다.
내가 공부를 제일 잘하는데 내가 제일 열심히 한다.


공부를 가장 잘하는 학생이,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흔히 서울대생은 머리가 비상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리그에 속하지 못한 나는, 그들을 나와는 전혀 다른 부류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한 적이 있었다. 나완 두뇌 구조가 다르다고. 그런데 그들이 정말 나와 다른 걸까? SNS에서의 글처럼 어쩌면 내가 그들만큼 노력하지 않던 것은 아니었을까?   


고정 마인드셋 vs 성장 마인드셋

사람들이 고정 마인드셋 상태에 있을 때는 자신의 재능과 능력이 '불변하고 고정되어 있는 자질'이라고 믿게 됩니다. 그 자질은 한정되어 있고 언제나 그대로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
성장 마인드셋을 가졌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과 능력이 '발전될 수 있다'라고 믿습니다. '부단한 노력, 훌륭한 전략,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지원과 도움을 통해 현재의 능력 수준을 높일 수 있다'라고, 즉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성장시킬 수 있다'라고 믿는 겁니다.


가끔 TV를 보면 'IQ가 150이 넘는다' '멘사 회원이다' 등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쉽게 그런 사람들을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리처드 파인먼은 노벨상을 수상하고 이런 말을 했다.  


"제가 노벨상을 받은 게 대단한 게 아니라 아이큐가 겨우 120밖에 안 되는 사람이 받았다는 게 신기한 일 아닌가요?"


IQ 테스트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비네가 IQ 테스트를 고안한 이유는, 우리가 IQ 테스트를 이용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듯하다. 그가 IQ 테스트를 고안한 이유는 공립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려내, 그들을 위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즉, 그는 아이들의 지적 능력에 개인차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교육과 연습으로 근본적으로 지능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현재 상당수의 사람들이 IQ 테스트의 수치만을 보며 "난 이번 생애에 공부는 글렀어" "머리가 멍청해서 안돼"라고 쉽게 판단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IQ 세계 랭킹이 홍콩 다음으로 2위라고 한다. 반면, 유대인은 고작 세계 45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대인은 노벨상을 휩쓸고 있으며, 구글의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등, 미국의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의 소유주와 최고경영자(CEO)의 약 40%를 유대인이 점유하고 있다. 확률적으로 IQ 수치가 높은 우리나라에 더 명망 있는 인물들이 배출되어야 할 텐데,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해가 용이하도록 IQ 이야기를 주로 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것과 별개로, 그것을 개발하고 성장하려는 노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우리는 고정되어있지 않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져야 하는 이유

유명한 정치학자 벤저민 바버 "세상은 강자와 약자, 또는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배우려는 자와 배우지 않으려는 자로 나뉠 뿐이다.


나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한다.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결국 오랜 기간 배우고 자신을 갈고닦으면 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릴 적, TV에서 보던 수많은 신동들이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천재 소리를 듣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을 계속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등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유야 어쨌든 자신의 주어진 능력을 지속적으로 계발하는 데에 소홀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런 면에서 탁구선수 신유빈 양은 대단하다)     

 

창조론을 뒤집고, 진화론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찰스 다윈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가장 현명한 자가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유일하게 살아남는 자는 변화할 수 있는 자다.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변화는 배움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배우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결국 성장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승자와 강자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약자와 패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정 마인드셋을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꾸는 방법

항상 모든 변화의 시작점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스스로가 고정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가 오진하면 제대로 된 처방을 할 수 없듯이, 나의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즉시 할 수 있어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성장 마인드셋 변화로의 시작점이다. 


스스로가 고정 마인드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면, 그러한 고정 마인드가 어떠한 상황에서 떠오르는지 파악해야 한다. 나는 새로운 시도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낯선 것을 새롭게 배워야만 하는 것이 귀찮고, 불확실한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그냥 하던 데로 편하게 살아. 굳이 왜 힘들게 새로운 것을 하려는 거야'라는 고정 마인드가 마음속에서 피어오른다. 


고정 마인드가 떠오르는 상황들을 파악했다면, 이제 그 마인드들에 이름을 붙일 때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라는 말을 했다. 마인드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관리하기 위해선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다. 내 경우,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 떠오르는 고정 마인드를 '경험 방해꾼'이라고 명명할 수 있겠다. 


고정 마인드들에 이름을 붙였다면, 이제 그것을 의식적으로 다스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오랜 기간 수렵 채집 생활을 해온 인간은 항상 긴장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야생 동물이 다가오고 있진 않은지, 방금 따온 음식에 독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한 순간의 실수가 하나뿐인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기에, 이미 입증된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나가는 이들이 나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인간의 본능을 거부하고, 의식적으로 고정 마인드를 극복하려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에서 계속 배움을 추구한다.


이 고난으로부터 무엇을 배워 앞으로 전진할 건지 떠올려보자.


성장 마인드셋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나를 인정, 고정 마인드가 일어나는 상황 파악, 고정 마인드에 명명, 그리고 그것과 동행하며, 그것을 내 교육의 기회로 삼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르치는 방법

부모는 자녀의 좌절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그 좌절을 자녀에게 성장 마인드셋을 길러줄 배움의 기회로 다뤄야 합니다. 이런 부모들은 자녀의 좌절을 포용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요. (...) 달리 말하면, 부모들은 매 순간 자녀에게 실수, 장애, 역경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가르쳐주고 있다는 겁니다. 역경을 좋은 것으로 대하는 부모들은 자녀에게 성장 마인드셋을 심어줄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이지요.


두 아이의 부모로서 당연히 우리 아이들에게 '성장 마인드셋'을 가르치고 싶었다. 어떻게 '성장 마인드셋'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아이들을 한글, 국어, 영어, 그리고 시험 성적 등으로 평가하는 단계가 됐을 때, 우리는 아이들을 점수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시험성적이 높은 아이는 똑똑한 아이, 그렇지 않은 아이는 똑똑하지 않은 아이라고. 단지 배움을 시작한 시기가 다를 뿐인데, 빠르게는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학교 성적에 의해 아이의 운명이 쉽게 단정 지어진다. 마치 지금의 실력과 순위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듯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을 생각해보자. 두 발로 걷지 못할 때의 아이들은 혼자 일어서서 걷는 것에 도전한다. 아이들은 몇 번을 넘어지더라도 계속 도전한다. 마치 계속해 나가다 보면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듯이 말이다. 그때 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비록 두 발로 서는 결과를 얻지 못했어도, 도전하는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힘을 불어넣어 준다. 그리고 그러한 지지를 받은 아이들은 조만간 두 발로 서는 것을 넘어, 걷고 뛰게 된다.


아이들이 현재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성장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를 함양하기 위해선, 부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지금의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훗날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 아이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의 평가는 현재에 국한될 뿐이다. 그것만으로 우리 아이의 인생을 결정지을 순 없다. 아이들이 지금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난관을 성장할 수 있는 도구로 이용하고, 배움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어려서 공부를 못했다고 자신의 능력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어른이 되고 보니 인생에서 재능보다 더 중요한 건 끈기더라고요.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자세가 중요해요. (...) 무언가를 잘하고 싶을 때, 잘할 수 있는 길은 매일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수다 떨듯이 글을 씁니다.

- 『매일 아침 써봤니』, 김민식, 위즈덤하우스 -




인생은 정말 만만치 않다. 살다 보면 힘들 때가 너무 많다. 모든 것이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 생각될 때가 있으며, 가끔은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자신의 한계를 체감하며, 망연자실해진다. 지금 내가 해낼 수 없다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에 연연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 앞에 놓인 험난한 난관들이, 비록 실패했던 나의 경험들이 나를 성장으로 이끄는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결과가 어쨌든 우리는 무언가를 하는 과정 속에서 반드시 성장한다.      


기회는 작업복을 걸치고 찾아온 일감처럼 보이는 탓에 대부분 사람들이 놓쳐버린다.
 
- 토마스 에디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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