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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Jan 26. 2022

Don't Just Do it

송길영 님의『그냥 하지 말라』 서평.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들이 있다.


고민할 시간에,  우선 시도하라


가만히 있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고, 해보지 않고는 성패를 알 수 없으니, 우선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송길영 님의 책 제목이 『그냥 하지 말라』여서 처음에 의아했었다. '대부분의 책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행동하라고 외치는데, 하지 말라고? 송길영 님은 대체 무슨 말씀을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든 것이다.


책을 다 읽고,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표현한 것이다.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속도만이 아니라, 방향성에 대한 고찰을 충분히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한 행위가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1. 미래는 이미 우리 우리 앞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송길영 님은 그것이 가능하다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록 지금은 미미한 현상들을 유심히 지켜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프랑스의 한 여배우가 우리나라 개고기 문화를 비판했을 때, 당시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라마다 식문화의 차이가 있고, 프랑스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식문화가 있으니 말이다.(물론 나는 반려견을 좋아하고, 개고기는 더더욱 먹어본 적이 없다.) 당시 이해할 수 없었던 그 여배우의 발언은, 불과 10여 년 지난 현재, 우리나라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개는 지난날처럼 더 이상 식용이 아니며, 우리의 동반자이자, 가족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에서 《겨울연가》로 큰 사랑을 받았던 '욘사마 배용준'도 마찬가지다. 당시의 나는, 일본 아주머니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행위는 어린 친구들에게나 어울리는 행동이지, 아주머니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소위 '나이답게 행동해야 하는데, 왜 철없이 연예인을 따라다니지?'라고 치부했었던 것이다.(40이 넘으니, 내 생각이 얼마나 고지식하고 볼품없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지금의 난 에스파 블랙핑크 트와이스를 좋아하고 그들이 나오는 방송을 일부러 챙겨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들의 주요 타깃 고객은 40세 이상, 심지어 60세 이상인 경우 많다. 그들을 '액티브 시니어'라는 하나의 특정 세대로 명칭 하고,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나이가 들었다고, 과거처럼 점잖거나, 한발 뒤로 빠져서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는다.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하고, 소비한다.


프랑스 여배우의 개고기 발언, 일본에서의 욘사마 돌풍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조금만 주의 깊게 바라본다면, 분명히 미래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미약해 보이지만, 원래 모든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지금 나와 큰 상관이 없더라도, 우리가 주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아직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다른 이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라면, 언젠가 나에게도 일어나게 돼 있습니다.


2. 송길영 님이 말하는 미래의 상수


빅데이터를 다루며,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송길영 님은 다가올 미래의 키포인트로 세 가지를 말하고 있다.


① 첫째, 분화하는 사회

사실 새삼스럽지 않다. 독거노인, 결혼하지 않는 청년들, 그리고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부부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몇 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vs 부모와 아이들만 사는 핵가족'이라고 가족의 구성원에 따라 가족을 구분하곤 했는데,  더 이상 이러한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이미 자식이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는 상당히 퇴색됐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자식이 있어도 부모를 부양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자식이 없거나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사는 1인, 2인 가정은 더욱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이를 대비하기 위한 국가적, 개인적 준비가 필요하다. 국가적으로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부양할 이가 없는) 어떻게 지원해줄 것인 복지 관점에서 대비를 해야 하며, 개인적으로는 혼자서도 노년을 살아낼 수 있는 여유와 능력을 미리 키울 필요가 있다. 젊은 시절에 건강관리와 자기 계발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이야 혼자 살더라도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병원에 모시고 가며 자식 된 도리를 하려고 애쓰는데, 혼자 사는 사람이 노년이 되면 누가 그런 역할을 해줄까요? (...) 효도 시스템을 외주화 할 만큼 엄청난 부를 쌓든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야겠죠. 이 점을 먼저 깨닫고 꾸준히 독서하고 운동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어르신들처럼 말입니다. (...) 기술과 세상이 바뀌는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스스로 업데이트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② 둘째, 장수

백세시대를 얘기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120세 시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 부모님 두 분은, 모두 칠순을 넘었다. 이전이었으면 각각 두 번의 성대한 파티(환갑잔치, 고희연)를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네 번 모두, 배달음식과 베라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두고, 집에서 가족들과 소박하게 축하할 뿐이었다. 의학의 발전과 함께 생명연장의 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은퇴하고 살날이 많기에, 그들은 은퇴 이후 삶을 적극적으로 즐기려고 한다.


최근 성황리에 종료한〈국민가수〉라는 프로그램을 어머니는 상당히 좋아했다. 그냥 '재미있게 보는 정도겠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머니가 '박창근 님'께 투표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놀랐다. 내가 아는 어머니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도 〈슈퍼스타 K〉부터 〈프로듀서 101〉, 〈쇼미 더 머니〉등 오디션 프로그램 애청자지만 지금까지 투표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70세 넘으신 어머니가 나보다 더 적극적이다. 백세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가 도래한다면 이러한 현상은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50대는 물론 60, 70대도 팬덤 문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같이 옷 맞춰 입고 안무를 익히고, 콘서트 가서 응원하고 굿즈도 거침없이 구입합니다. 젊은 세대의 팬덤 문화와 다를 바 없죠.



③ 셋째, 비대면

사실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비대면은 시기상의 문제였지, 언젠가는 당면할 미래였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은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사실 나 같은 사람에게 비대면은 축복이었다. 술 마시지도 않고, 낯가림이 심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조금 문제가 있는 나는, 회식이 있을 때마다 곤욕스러웠다. 다들 취해가는데, 혼자 술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맨 정신으로 몇 시간을 앉아있는 건 정말 따분하고 지루한 일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모임이 제한되며, 회식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비단 나만 좋아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말은 안 했지만 내 동료들과 많은 분들도 사람과의 만남을 피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겨서 기뻐하고 있었다.

 

최근 많은 것들이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라는 것이 활성화되며, 직접 매장에 가지 않아도 제품을 상세히 살펴보고 판매사원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동네를 돌아다니면 키오스크 매장을 보는 것이 더 이상 어렵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대면의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기술의 한계와 명분의 부족으로 대면을 계속해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과 관련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기술적 제약을 넘어섰다. 그리고 코로나 종식으로 대면을 거절할 명분이 사라져도, 이미 한번 경험한 현재의 시류를 뒤집긴 힘들어 보인다. 이미 비대면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3. Don't Just Do It

창의력은 발명이 아닌, 발견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의 일상생활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촉수를 민감하게 세 주변을 면밀하게 관찰한다면 분명히 그 속에서 미래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미미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에 미래가 있다. 미래를 탐색하며 행동을 하는 이와, 무작정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을 쫓으며 행동을 하는 이의 결과가 다를 것은 자명하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우리가 참조할 수 있는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했다.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어진 정보들과 주변 일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생각하며 행동해야 한다. 행동이 먼저인 시대는 지났다. 'Think First'가 요구되는 시대다    


무조건 열심히만 하는 게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하면 소진됩니다. 한 신문사의 기사에 따르면 2002년에는 텔레마케터가 유망 직업이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에는 없어질 직업 1위로 지목됐습니다. 2002년의 누군가는 15년도 안 되어 사양산업이 될 일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을지도 모릅니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충실히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생각을 먼저 하면 돼요.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까요.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Just do it’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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