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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Dec 04. 2022

첫 눈썹 문신 도전!!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는 문장

40이 넘은 나이. 오늘 처음으로 눈썹 문신을 했다. 회사 동료의 지인이 최근 눈썹 문신 일을 시작했는데, 남자 샘플이 필요하다며 동료가 내게 권유했었다. 무료로 해주는데도 할지 말지를 꽤 긴 시간 동안 고민했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일이겠지만 나의 내적 정서에는 불편한 행위기 때문이었다. 아직은 남성이 미용을 위해 화장하고 꾸미는 것이 내겐 어색하다. (세상에는 별별 사람이 있으니, 저와 같은 사람이 이해 안 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금일 오전 10시가 약속 시간이었다. 약속 장소로 가는 도중에도 계속 후회했다. '왜 내가 한다고 했을까?', '아~잘한 선택인 걸까?'라고.       


동료의 지인과 만나 인사를 하고, 간이침대(?)에 누웠다. 마취 크림을 바르고, 문신을 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내 눈썹을 긁는다. '슥슥... 삭삭...' 커터칼로 나무 책상을 긁을 때의 소리가 귀를 맴돈다. 그렇게 2시간이 흘러 첫 눈썹 문신 작업이 마무리됐다. 마음에 드냐고, 괜찮으시냐고 여쭤보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미용에는 워낙 잼병이고, 약간의 창피함이 올라와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괜찮은 것 같다고 얼버무리며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게 가장 편안한 공간인 집에 오자마자 거울을 뚫어져라 들여다본다. 얼굴을 오른쪽 왼쪽 위아래로 돌리면서 눈썹이 제대로 그려졌는지 살핀다. 오~~ 나쁘지 않은 듯하다. 허옇던 눈썹이 진해지니 이목구비가 또렷해졌고 얼굴이 생기 있어 보인다. 하기 전에는 망설임이 컸었는데, 지금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문장


인생은 크게 나눠서 두 가지 종류밖에 없단다.
'많이 경험하는 인생'과 '조금 경험하는 인생'이지

- 『부자가 보낸 편지』, 혼다 켄, 책이 있는 풍경 -


동료의 권유가 아니었다면, 남자 샘플이 필요해 무료로 해주는 것이 아니었다면 내 인생에 눈썹 문신이란 경험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만족스럽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겠냐마는, 그래도 생김새가 한 단계 레벨업 된 기분이다. 더 욕심이 난다. 아쉬운 부분은 한 달 뒤 리터치도 받을 예정이며, 시간이 흘러 문신이 옅어지면 다시 눈썹 문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나는 새로운 경험치를 획득했다. 소심한 성격이라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두려움이 커, 평소에 행동으로 잘 이어지지 못한다. 인생이 '많이 경험하는 인생'과 '조금 경험하는 인생' 두 가지라면,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걸까? 당연히 전자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새롭고 낯선 경험이 내게 다가오면, 두려움은 떨쳐내고 '많이 경험하는 인생'을 선택하리라 다짐해 본다.             


P.S

아무것도 아닌, 눈썹 문신으로 오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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