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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Jan 15. 2023

로또 10억이 된다면 회사를 그만두실 건가요?

회사 동료들과 로또 10억이 당첨되면 회사 그만둘지, 아니면 계속 다닐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동료들은 요즘 10억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계속 다닐 거라고 말한 반면, 다른 동료들은 바로 그만둘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대답은 글의 말미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돈이 먼저일까요? 아니면 행복이 먼저일까요? 제 아버지는 돈이 먼저였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 때, 외식이 너무 하고 싶어 동네에 위치한 '장미 가든'이라는 경양식 집에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는 돈 아깝다며 졸업 선물을 거절하셨습니다.(어렸을 때, 집밥 외에 가족들과 외식을 한 경험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없습니다.) 친구들이 가족여행으로 푸켓이니, 파타야니 해외를 나갈 때, 저는 29살이 돼서야 처음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것도 회사 신입 연수 프로그램 덕분에 말이죠. 어린 시절 항상 바쁘셨고, 아껴야 잘 산다는 신념을 몸소 실천하신 아버지, 그러한 아버지 못지않게 열심히 사셨던 어머니 덕분에 어려운 환경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지만, 부모님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물론 아버지 어머니 정말 존경하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워커홀릭이나, 회사에 몸과 마음을 바치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든 듯합니다. 회사 분위기가 확연히 다름을 체감합니다. 오후 6시가 되면, 동료들 대부분의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당연히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일하는데서 줄어든 시간이 온전히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으로 이전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업무 시간은 줄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바쁜 듯해 보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자신의 성장 등을 위해 말이죠. 저녁 시간에 쇼핑몰 운영 등의 부업 및 공부를 하거나, 인간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젠가 가족들의 풍요와 행복을 위해 자신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이죠. 이러한 행동이 나쁘다고는 전혀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이러한 행동들은 가족과의 시간은 항상 뒷전으로 여겼던, 이전 아버지 세대와 어쩌면 다르지 않은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멕시코의 한 어부 이야기

멕시코의 한 어부가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미국인 관광객이 멕시코 어부가 잡은 생선의 품질에 찬사를 보내며, 이만큼 잡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습니다. 어부는 별로 오래 안 걸린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럼 바다에 더 오래 나가서 더 많이 잡으면 어떤지 물었습니다. 어부는 이만큼만 잡아도 가족과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인이 나머지 시간에는 뭐하는지 뭐하는지 물었습니다. 어부 왈.

"늦게까지 자고, 물고기 좀 잡고, 자식 놈들과 놀고, 아내와 낮잠을 즐기죠. 해가 지면 친구들과 어울려 몇 잔 걸치고, 기타 튕기면서 노래 몇 가닥 뽑다 보면 하루가 갑니다."

미국인이 말했습니다. 자신은 하버드 MBA이고, 천문학적 액수를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말이죠. 고기 잡는 시간을 늘리고, 생선을 더 많이 팔고, 그 돈으로 배를 여러 척 사서 선단을 꾸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중간상인에게 고기를 넘기는 대신, 직거래 혹은 가공처리 공장을 직접 세워 운영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 작은 마을을 떠나 뉴욕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하죠. 어부가 묻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냐고요. 미국인이 20년, 혹은 25년 정도 걸릴 거라고 대답합니다. 어부가 그다음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습니다. 미국인이 말합니다.

"천문학적 액수를 가지고, 은퇴해서 어느 바닷가 작은 마을에 집 한 채 마련해서 늦게까지 자고, 손주들과 놀고, 부인과 낮잠을 즐기는 거죠. 해가 지면 마시고 노래하고, 기타 치면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기도 하고요."

현재 작은 마을에 사는 어부와 25년 뒤, 천문학적 액수를 가지고 살게 된 어부의 삶은 무엇이 다른 걸까요?

로또가 10억 되면 회사를 그만 다닐지에 대한 제 생각은 완전히 '그렇다'입니다. 급여가 있어야만 한 달 생활이 가능한 현재의 형편으로는, 외벌이로서 회사를 무모하게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다만 10억이 생긴다면,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은 확보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경제적 자유 달성에는 상당히 부족한 금액이지만, 제게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이렇게 덤으로 얻게 된 시간을 아내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남는 시간을 제 개인을 위해 투자할 생각입니다. 적어도 10년 동안은 말이죠.

돈, 물론 중요합니다. 자기 성장과 개인시간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냥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사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만약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게 목적이라면, 지금 내가 열심히 보내는 이 시간이, 정말 목적에 부합한 것인지, 어쩌면 그저 자기만족과 위안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과의 함께하는 시간을 마냥 미래로 제쳐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시간은 절대 되돌릴 수 없기에 지금 그러한 시간을 가지세요. 지금은 절대 돌아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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