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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Jan 21. 2023

확언의 힘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서평

2016년 8월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펜싱 개인 에페 결승전. 대한민국 국가대표 박상영 선수와 헝가리의 게자 임레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었다. 스코어는 14-10. 15점을 먼저 얻으면 승리하는 시합에서 헝가리 선수가 1점 남은 상황, 어느 누구도 4점 뒤진 박상영 선수가 이길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박상영 선수가 헬멧을 벗고 잠시 숨을 고른다. 이때 그가 혼잣말하는 장면이 화면에 잡힌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그리고 재게 된 경기. 기적이 일어났다. 박상영 선수가 5점을 연속으로 따내,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이뤄낸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암시를 거는 그의 모습을 보며, 생각과 말의 힘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


우리 뇌는 1초에 약 4억 비트 이상의 정보를 처리한다. 하지만 이중 2천 비트만이 의식으로 들어오고 나머지는 의식 밖에서 처리된다. 즉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99.999퍼센트는 무시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는 어떤 정보는 받아들이고, 어떤 정보는 무시하는 걸까? 책에서는 기존 자신의 신념이나 익숙한 것, 혹은 관심사와 관련된 것들 중심으로 뇌가 받아들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지구 종말을 말하는 사람들은 멸망을 암시하는 것들을 주변에서 기가 막히게 발견한다. 최근 정치 양극화가 심각한 것도, 우리 뇌의 정보 인식 작동법에 기인해 더욱 심해진다. 내가 선호하는 당과 관련해선 긍정적인 정보만, 상대방 당과 관련해선 부정적인 정보만 눈에 띄는 것이다. 뇌가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정보는 의식 밖으로 걸러버리고, 자신의 평소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정보로써 인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인의 신념은 더욱 확고해지고,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하버드 대학의 신경학자 알바로 파스쿠알 레오네가 실시한 피아노 실험이 있다.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모르는 사람들을 모아서 피아노 치는 법을 가르쳐준 후에 한 곡을 5일 동안 매일 2시간씩 연습하게 했다. 연습 기간 마지막 날 촬영한 뇌 영상을 보니 손가락 운동에 관여하는 두뇌 피질 부분이 눈에 띄게 확장됐다. 알바로 박사는 또 다른 연구 그룹에는 피아노에 절대 손을 대지 말고 생각으로만 피아노 연습에 집중하게 했다. 그 결과는? 두뇌피질이 전자와 거의 비슷한 변화를 보였다. 생각만으로 뇌 회로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실험이다.


우리의 뇌는 평소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를 기준으로 정보를 취사 선택한다. 또한 피아노 실험에서 본 것과 같이, 생각과 상상만으로도 뇌는 변한다. 위의 두 개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평소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는 너무도 자명해 보인다. 긍정적인,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생각을 해야 한다. 부정적이거나, 우울한 미래를 떠올리면 우리의 뇌는 그러한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에 적합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는 방법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가 되길 바란다. '돈을 더 번다', '살을 뺀다', '몸짱이 된다', '좋은 남편이자 아빠가 된다' 등등. 이러한 것들을 우리는 목표라 한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뇌는 그에 적합한 정보를 찾아내고, 그에 알맞게 변한다. 우리가 목표를 세워야 하는 이유다.    


(1) 목표는 긍정적, 능동적으로 세워야 한다.

'나는 살을 뺄 거다' '나는 담배를 끊는다' 등은 긍정적, 능동적 목표가 아니다. '나는 60kg 나가는 사람이 된다.', '나는 비흡연자가 된다'와 같이 능동적으로 목표를 세울 때, 뇌는 우리의 목표를 적극적으로 인지한다. 이전에 어느 성장 전문가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는 방식을 바꿔보라고 말했다. '일하러 가야 해', '운동 가야 해', '또 동료들과 일해야 해'가 아니라 '아침에 일어날 거야', '나는 운동할 거야', '나는 이 모든 사람들을 만나러 갈 거야'라고 말하라고 말이다. 우리가 '~해야 해'라고 말한다면 모든 축복과 기회를 날리지만, '~할 거야'라고 인생에서 한 문장만 바꾸면 인생은 완전히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인생이라는 게임의 판도를 바꾸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되 긍정적 능동적으로 세우도록 하자. '~해야 해'가 아니라 '나는 ~ 할 거야', '나는 ~이 된다'라고 말이다.  


(2) 목표는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뇌는 T맵과 같다. 목적지의 건물명, 혹은 주소지를 정확하게 입력하면 알아서 빠르고, 정확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준다. 하지만 정확한 주소지를 입력하지 않는다면, 길을 못 찾고 헤맬 수밖에 없다. "나는 부자가 될 거야!!" 어떤 부자를 말하는 걸까? 너무 막연해 뇌가 내 목표를 인식하지 못한다. 당연히 길안내도 할 수 없다. 목표를 세울 때는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상세한 수치, 이미지, 그리고 데드라인이 필요하다.


'나는 살을 빼겠다'가 아니라 '나는 60kg이 된다' '나는 체지방율 20%가 된다'와 같이 뇌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워야 한다. 여기에 데드라인을 추가한다. '나는 2023년 6월 30일까지 63kg이 된다', '나는 2023년 12월까지 주식으로 월 1천만 원 소득을 버는 사람이 된다'와 같이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울 때, 뇌 GPS가 길을 찾을 수 있다.(실제 내가 책을 읽고 세운 목표다. 만약 정말로 이뤄진다면 그때 다시 한번 확언의 힘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구체화를 위해 이미지를 사용하면 더욱 좋다. 부자가 되는 것이 포르셰를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사고 싶은 모델명과 내부의 옵션 등을 생각하고, 내가 직접 운전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사고 싶은 포르셰 사진을 집안 곳곳 붙여놔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의 일생은 그 사람의 생각과 말의 집합이다.


사실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이전 베스트셀러였던『시크릿』이라는 책을 통해 이미 확언의 힘에 대해 접했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웃기는 소리 하네'라며 코웃음 쳤었다. 하지만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에서 아래의 한 문장을 통해 나도 확언의 힘을 빌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상상조차 되지 않는 일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내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내 자유이다. 상상은 현실과 달리 한계가 없다. 그런데 상상에서마저 '난 안될 거야', '난 할 수 없어'라고 스스로 검열하고, 내가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떠올리지도 못하는 것들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머릿속에서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며, 내 목표를 그릴 수 있을 때에만 그나마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2016년 리우 펜싱 결승전. 박상영 선수가 헬멧을 벗고, '아~이대로 끝이구나. 여기서 이기기는 힘들어. 은메달로 만족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과연 기적과 같은 역전승이 나올 수 있었을까?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확언의 힘만으로 정말 많은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믿지는 않는다. 다만, 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그러한 모습들을 머릿속으로 계속 떠올려보자. 그래야 1%의 가능성이라도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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