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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Mar 13. 2023

말과 글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우리가 하는 글, 말에는 삶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글의 힘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종이 한 장을 꺼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먼저 쓰고 그 옆에 '내일 죽는다'라고 쓸 수 있겠냐고 물으면,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의 힘을 깨닫는다고 합니다.

- 소설가 김영하 -


지혜를 잇다


회사 동료들과 저녁을 먹다 업무 외에 개인적으로 어떠한 것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내 대답은 "저 요즘 글 쓰고 있어요."였다. 뒤이어 계속 말했다. "저... 천일야화처럼, 천일동안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동료들이 천일이나 글을 쓴다고 하니 놀라며 물었다. "지금까지 며칠 썼는데? 한 300일 쓴 거야?"라고 말이다. "오늘 글을 쓰면 이제 11일째네요."라고 말했더니, "에이, 뭐야... 난 또 몇 백일 한 줄 알았네"하고 약간의 비웃음을 샀다. 


오늘도 늦게 퇴근했다. 10시가 다돼서 집에 도착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글을 쓸 소재도 없어, 오늘은 글쓰기를 제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동료들에게 천일 글쓰기를 한다고 떠들어댔는데, 11일째에 멈추기가 창피했다.(브런치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기에 사실 동료들이 확인할 수도 없는데도 스스로 부끄러웠다.)


아마도 저녁시간에 동료들에게 글을 쓴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오늘은 분명 글쓰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태까지 매번 그래왔으니 말이다.(매일 글쓰기를 처음 시도한 건 아니다. 지금껏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동료들에게 "나는 천 일을 글을 쓸 거야"라고 말하니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말의 힘이 나를 쓰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한번 '천일 글쓰기'를 한다고 썼으니, 앞으로 당분간은 글의 힘을 빌려 글을 써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 쓰고 나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오늘은 글쓰기가 어지간히 귀찮았나 보다. 그래도 꾹 참고 결국 써냈다. 비록 '좋은 글'은 아니지만 11일 연속 '꾸준한 글'을 말이다. 앞으로 989일 동안 계속 써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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