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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Mar 19. 2023

노력의 의미

17일째

노력이란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하기 싫어하는 것을 더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노력이란 싫어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은 노력이 아니라 취미 생활일 뿐이다. 노력하라. 기회는 모두에게 제공되지만, 그 보상은 당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자동적으로 이뤄짐을 명심하라.

-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 저, 데이원 -


지혜를 잇다.


최근 내 좌우명은 "하기 싫은 일을 해낸 사람이 결국엔 성공한다"이다. 초등학생인 두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하기 싫은 일'에 대한 태도를 체내화 될 수 있도록 집에서도 반복적으로 이 말을 꺼낸다. 아직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렵고 귀찮고 재미없는 것을 마주 할 때,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해내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빨간 모자로 유명한 영어 유튜버(현재 약 92만 명 구독자 보유) 신용하 님은 3년 전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나보다 성공적인 사람은, 나보다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은, 하기 싫은 일을 나보다 많이 한 사람이다.'라고. 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했던 그는, 학원에 남아서 다음날 새벽 4~5시까지 촬영과 편집을 연습하고 2~3시간 자고 다시 강의를 했다고 한다. 변화와 성장을 위해 자신을 한계점까지 몰아붙이는, 자신과의 싸움을 했던 것이다. (이 영상은 봤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7H8E6PAe7fU) 왓차의 박태훈 님 또한, 몇 년 전〈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경영인이 됐는데, 이 하나의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99가지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번뿐인 인생,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내 아이들만큼은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 찬 삶을 살기를 바라야 하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재미만을 쫓는 삶을 살게 되면 내 주변에는 별로 남는 게 없다. TV 보기, 만화책 읽기, 게임하기... 그리고... 음... 없다. 오락적인 요소들만 가득 찬 삶이다. 그리고 지금껏 이러한 행동을 한 이후, 분명 내가 좋아하는 행위를 했는데도 왠지 모를 텅 빈 공허감만이 남았다. 찝찝한 기분이었다.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한, 풍성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양양 바닷가에 가서 서핑을 즐기고 싶다면, 한참 물을 먹어가며 연습을 해야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드럼 연주를 즐기고 싶다면, 메트로놈에 맞춰 박자를 익혀야 하고 패드를 두들기며 손목 스냅연습을 한참 해야 한다. 농구를 즐기고 싶다면,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드리블 기본기부터 익혀야 한다.(큰 키와 운동신경이라는 재능 덕분에 덩크만 해서는 재미가 금세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현재 즐기는 모든 것들은 사실은 일정한 수준 이상이 됐을 때에야 비로소 재미를 느끼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일정한 수준이라는 임계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것들을 부단히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요즈음 아이들에게도 '공부를, 혹은 독서를 어떻게 하면 재미나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육아를 하지 않는다.(이전에는 그랬었다.) 지금은 '공부란 원래 재미없는 행위'라고 인정한다. 나 역시도 그래왔고, 여전히 그러한데 아이들에게만 재미있어하라고 말하는 게 역설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하기 싫은 일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어느 순간 잘하고, 심지어는 재미있어하는 자신을 발견할 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아이들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첫째 딸은 치어리더 하는 것을 힘들다고 싫어했다. 하지만 엄마의 과욕에 6살 때부터 학원을 다녔다. 10살이 된 지금, 엄마 아빠가 그만 다니자고 해도 절대 그만둘 수 없다고 한다. 하다 보니 잘해졌고,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장래 희망이 치어리딩 선수가 됐다. 하기 싫은 것을 꾸준히 해낸 결과이다. 


인생은 현재의 결과가 아니라, 태도와 마인드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어렵고 하기 싫은 것을 마주했을 때, 이것들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자세가 중요하다. 지금 잘하냐 못하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좋은 자세를 가졌다면 그 정도의 차이는 얼마 못 가 메꿔질 것이기 때문이다. 재미없는 것을 재미있다고 억지로 생각의 전환을 하려 하지 않는다. 재미없다는, 하기 싫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해낼 때 더 풍성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재미없는 글쓰기를 한다. 분명 천일이 되면 달라질 나를 기대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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