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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Apr 01. 2023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30일째 글쓰기

평균의 학설이라고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은 두 극단 사이의 균형이나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철학적 개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미덕은 과잉과 결핍의 두 극단 사이의 중간에 있습니다.

 - ChatGPT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을 검색한 결과 - 


지혜를 잇다


중용이란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람도 없는 중간 상태를 말한다. 최근 2,000년 전, 옛 선인이 했던 말의 의미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보내고 싶다면, 스펙트럼의 양 극단에 우리의 삶을 위치하는 것이 아닌, 중간쯤 적절하게 조정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 육아의 중용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다 보니, 육아에 조금은 관심이 있다. 공부가 전부는 아닌 걸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공부를 잘하길 바란다. 이에 학교를 끝마치고 지친 아이들을 학원 뺑뺑이 시키고 있다.(엄마가 집에 있기에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학원 뺑뺑이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학원까지 마치면 저녁이다. 이때부터 엄마, 그리고 퇴근한 아빠와 학교 및 학원 숙제 시작이다. 아이들이 안쓰럽고 미안하다. 분명 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하는 행동이지만, 어쩌면 한창 뛰놀고 친구들과 교감해야 하는 시기에, '공부해'라는 부모의 일방적인 강요나 명령, 압박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하지만 친구들 대부분 학원에 다녀서 놀 친구들은 없다.)   


육아에 있어서도 중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항상 즐겁고 재미있는 생활을 살게 할 수는 없다. 살다 보면 좋은 일들만 가득 넘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것들을 자주 마주하게 될 것이며, 불공평한 세상 앞에서 무기력함에 빠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어릴 적 경험한 (공부를 통한 경험이었든, 운동을 통한 경험이었든) 목표 끈기 인내심, 그리고 노력과 성과 만족감 등이 아이를 지켜줄 것이다. 반대로 무작정 아이들에게 부모의 지시를 강요해서도 안 된다. 영화 〈위플래쉬〉를 보면 완벽을 강요한 선생 '플레처'의 코칭에 드러머 '앤드류'가 결국 광기와 분노에 사로잡힌 장면을 볼 수 있다. 분명 자신과 어울리는 최고의 드러머가 되길 바라서였지만, 한 극단으로 치우친 목표의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균형의 기준이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기 때문이다. '다른 부모보다 나는 조금 덜 시키는 것 같아. 나 정도면 괜찮지', '다른 아이가 잘하니, 쫓아가기 위해선 더 열심히 해야겠네.' 하며 바깥의 부모, 혹은 아이들과 비교한다. 기준이 다른 부모, 아이들에 있어서는 안 된다. 다른 이들과 비교해서는 절대 균형을 찾을 수 없다. 모든 아이마다 지문과 DNA가 다르듯이 마음의 단단함, 성향, 학습속도, 재능 등이 모두 다르다. 천편일률적으로 아이들에게 부모, 혹은 다른 아이의 속도를 쫓아오라고 강요해선 안 되는 이유다. 더러워진 물이 스스로 이전의 상태를 되찾고자 정화작용을 하듯이, 균형이 흐트러진 아이는, 균형을 회복하고자, 결국 부모가 가뒀던 상자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날 것이다.


균형의 기준점은 아이들로부터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역치는 어느 정도인지, 그러면서 부모가 선사하는 인생의 쓰디쓴 교훈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는 어디까지인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이는 아이들과 대화를 자주 하고, 감정과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찾을 수 있다. 아이들과 충분한 대화와 놀이, 교류가 필요한 이유다.

   

나는 아이들이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 지금 당장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늦더라도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고, 끈기와 인내심이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것이며, 하기 싫은 일과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부분을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 인생에서 행복함이란 사회적인 인정보다 내가 정한 기준, 그리고 마음 숙련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지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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