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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Mar 31. 2023

넷플릭스에서 〈길복순〉이 공개된 날.

29일째 글쓰기

인생의 비극이란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 벤자민 메이스 -


지혜를 잇다.


드디어 오늘, 넷플릭스에 전도연 주연의 〈길복순〉이 공개됐다. 지난 3월 초, 해당 영화가 3월의 마지막날 공개할 예정이라며 티저 영상을 업로드했을 때, 짧은 맛보기에 불과했지만 나는 영화에  흠뻑 빠졌다. 전도연 님이 어떤 여자 아이와 결투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해당 씬이 순식간에 나를 매료시켰다.


최근 심심한 날들의 연속이었다.「부잣집 막내아들」, 「더 글로리」, 「일타스캔들」을 보며 한동안 퇴근 이후의 시간이 기대됐고 덕분에 알차게 보낼 수 있었는데, 해당 드라마들이 종영한 이후에는 그만큼 내게 즐거움을 제공해 주는 볼거리가 없었다.(「모범택시 2」가 시작했지만, 전편만큼 느낌이 뽝 오지는 않는다.) 내 무료함을 달래줄 〈길복순〉이 공개되길 기다렸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매일 시간이 흐르며 공개일이 가까워질수록 기대됐고 설렜다. 〈길복순〉 보는 것을 목표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과 원하는 결과에 조금씩 다가과는 과정이, 목표를 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 행복호르몬 '도파민'


인간의 뇌에는 '도파민'이라는 행복을 만드는 물질이 존재한다. 이것이 분비될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램프가 깜빡거리면 설탕물이 나오는 장치가 있는 사육장에 실험용 쥐를 넣고 실험을 했다. 램프가 깜빡이면 설탕물이 나오는 것을 학습한 쥐는 '램프가 깜빡거릴 때'와 '설탕물을 먹을 때' 쥐의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쥐의 머릿속에서는 '설탕물을 기대했을 때'와 '실제로 설탕물을 얻었을 때' 이렇게 2회, 도파민이 분비된 것이다. 이를 인간의 목표 달성에 적용하면 '목표를 설정했을 때'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이렇게 2회, 도파민이 분비되고 그 순간 우리는 행복함을 경험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길복순〉을 기대했을 때와 글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길복순〉을 시청할 때 2번 도파민이 마구마구 분비될 것이다.)   


축구가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킨 이유는 골대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직사각형의 골대안에 골을 넣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허공에다 이쪽에서 저쪽까지 그저 공을 뻥뻥 차대는 것만으로 그렇게 열광할 사람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농구도 다르지 않다. 림이 없었다면, 덩크도 하지 못하고 '왼손은 거들뿐'이라는 말을 할 수도 없는 슬램덩크의 강백호는 농구를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뛰는 선수들도, 보는 관중들도 골대와 림에 골을 넣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에 함께 흥분하고 즐기며,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많은 이들이 목표 세우는 것을 꺼려한다. 쓸데없는 압박과 부담을 갖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힘든 인생, 누가 시키지도 않는 목표라는 것을 세워 스스로를 갉아먹을 필요가 있을까'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목표가 있어야 인생은 재미있어진다. 비록 항상 즐거운 상황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를 향한 과정에서 경험하는 희로애락의 감정들은 밋밋한 무채색의 우리 삶을 다채로운 색깔이 가득한 삶으로 변모시켜 준다. 내가 천일 글쓰기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매일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지'라며 수없이 자책하고 후회하지만, 새하얀 빈 공간을 한 글자씩 채워가며 글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경험할 때, 그리고 글을 다 쓰고 '발행' 버튼을 누를 때, 짜릿하다. '오늘도 해냈다. 내가 자랑스럽다'며 스스로가 대견하고 뿌듯하다. 글쓰기라는 목표가 없었다면, 그저 세월아 네월아 시간을 흘려보내기만 했다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감정이다. 


목표가 있는 사람만이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즐겁게 살고 싶다면, 목표를 만들자. 절대 거창할 필요는 없다. 성취할 때 추가적인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이 가능하니, 달성가능한 작고 쉬운 목표를 여러 개 만들자. 정말 재미있는 인생이 시작될 것이다.(내겐 매일의 목표 3가지가 있다. ① 5시 30분 전에 일어나기 ② 한 편의 글쓰기 ③ 1만 보 이상 걷기. 지금까지는 잘 해내고 있다.) 


P.S

오늘의 목표도 전부 성공했으니, 이제 마지막 목표인 〈길복순〉이나 보려 가야겠다. 꼭 기대했던만큼 재밌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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