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 다람쥐 Apr 02. 2023

장사의 신들의 이야기

『육일약국 갑니다』, 『장사의 신』 서평.

바야흐로 전 국민 자영업 시대다. 백세시대에 우리는 더 이상 하나의 직장만으로 평생을 살아내기가 녹록지 않아 졌다. 부자든 가난하든 은퇴 이후의 시간이 길어졌고, 경제적, 유희적, 혹은 목표 지향적 성취를 위해 우리는 자신의 것을 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개인 사업, 자영업을 하는 이유다.


비록 지금은 회사원이지만, 언젠가 나도 내 사업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그게 프랜차이즈든, 자그마한 개인 사업체든, 동네 상점이든 말이다. 해당 책들을 읽으며 미래에 언젠가 내 사업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대략적인 청사진을 그려본다.  


#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장시의 신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한 번 찾아온 고객을 다시 오게 하는 것이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보다, 내 사업장을 방문한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데리고 오면서 사업은 번창할 수 있다.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전설적인 경영자이며 제포스의 창업자 토니 세이도 이와 동일한 이야기를 했었다. 유료광고에 쓸 돈을 대신 고객서비스와 고객 만족에 투자하여 고객이 우리 대신 입소문으로 마케팅을 하게 하자는 것이 철학이라고 말이다. 


온라인이은 오프라인이든, 혹은 동네 상점이든 대기업이든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DA광고, 퍼포먼스 마케팅 등이 중요한 시대이지만 소비자들의 구매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여전히 입소문이다. 많은 이들이 온라인의 리뷰를 살펴보지만, 영향력 측면에서는 내 옆에 있는 지인의 추천을 따라올 수가 없다. 찾아온 고객에게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가게는 '일단 손님을 어떻게 끌고 올까'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게가 어떻게 계속 돌아가게 만들까' 즉, 한 번 온 손님을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다시 오게 만들까 가 중요하다는 것을. 손님이 찾아와도 그가 다시 와주지 않는다면 영원히 새로운 손님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손님을 기쁘게 해 주고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가게 한다면 다시 오고 싶어질 것이다. 그게 중요하다! 

 - 《장사의 신》-
어떤 가게를 시작하든 단 한 명의 손님은 온다. 그 한 명을 귀하게 여겨 최선을 다하면 두 명이 되고, 어느새 두 명이 네 명으로 늘어난다. 이 기적을 낳는 기술은 지금까지 나의 중요한 생존 방식이자 경쟁력의 핵심이다.
 
-《육일약국 갑시다》 -
미국 어느 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한 사람이 평생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의 수가 대략 250명 정도 된다고 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미국인을 기준으로 250명이라면 학연, 지연, 혈연으로 묶인 우리나라의 특성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내가 250명의 사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상대방 역시 250명의 가까운 사람을 두었을 것이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이는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 사람과 연결된 '250명'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사람과 친구나 동료가 되면 또 다른 250명의 친구나 동료를 얻는 것이지만, 한 사람과 등을 돌리게 되면 보이지 않는 250명의 적을 만드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한 사람에 의하여 승패가 좌우될 수 있다.' 한 명의 고객에게 칭찬을 들으면 250명의 사람에게 칭찬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명의 고객을 잃으면 250명의 잠재 고객을 잃는 것이다. 내가 지금 상대하는 단 한 명의 고객이 사실은 250명이라 생각해 보자. 어떻게 소홀히 대할 수 있겠는가

 - 《육일약국 갑시다》 - 


# 고객에게 기쁨을 


한 번 찾아온 고객이 다시 찾아오게 할 수 있는 비결은, 손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맥도널드 창업자 레이크룩은 그의 책 《사업을 한다는 것》에서 '최고의 이익은 바로 고객의 얼굴에 떠오르는 만족의 미소이다'라고 했다. 물건을 팔려고 하면 역설적으로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 고객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는 순간,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야 그때서야 귀가 열린다. 우선 고객을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미소와 함께 고객의 마음이 열리는 순간, 어떤 물건도 판매할 수 있다.   

접객이란 건 무조건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 거다 (...) 체인점이 아니라 '내 가게'를 운영한다면 직원을 뽑을 때 '얼마나 성실한가?'보다 '손님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가?'를 보는 게 훨씬 중요해.

- 《장사의 신》
'내 집에 오는 사람에게는 기쁨을.' 남들이 개똥철학이라 비웃을지 몰라도 나의 경영철학이 그랬다. 약을 사러 온 손님은 아니지만, 그 많은 가게 중 나를 찾아온 소중한 사람들이다.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 당시 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 집을 찾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 줄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수익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지만 '기쁨'이 되는 일은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작고 소소한 행동들이 하나 둘 늘어나 어느새 나의 경쟁력으로 쌓여갔다. 

- 《육일약국 갑시다》 - 


# 고객에게 이득을


장사의 신들은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한다. 장사의 신들이 장사를 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다름 아니라 손바닥만 한 구멍가게를 운영하더라도 '장사'가 아니라 '경영'을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은 이윤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고객에게 이득을 주고, 이를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얼마 전에 읽었던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도 '이득=판매가-원가'가 아니라 '고객의 신뢰도 X고객수'라고 말했다.   

시대를 불문하고 살아남는 강한 가게는, 실질적인 의미에서 손님들에게 이득을 주는 가게야

- 《장사의 신》 -
감동을 주는 요소, 즉 사람의 마음을 잡는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주는 것'이다. 꼭 물질이거나 금전적일 필요는 없다. 주머니 사정의 여의치 않다면 정성, 시간, 노력을 주면 된다

-《육일약국 갑시다》 -


# 대기업, 그리고 프랜차이즈가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어릴 때, 내가 살던 동네에는 꽤 큰 시장이 있었다. 이마트가 시장 상권에 입점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극심했다. 지금도 이런 현상들은 곳곳에서 일어난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동네 상권에 입점한다고 할 때, 소상공인들은 자신들의 돈줄을 빼앗아간다며 결사반대를 한다. 


사실 아직 자영업을 직접 해보지 않았기에, 주제넘게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론과 실제는 분명 다를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혹시나 현재 사업을 운영하거나, 혹은 가까운 시일 내에 운영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우노 다케시의 말은 한 번쯤 되새겨보면 좋을 듯하다.   

작은 가게가 대기업 상대로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각각의 손님을 대하는 '마음'때문이야. 에어컨이 시원한 건 당연한 일이지만 엄마가 부쳐주는 '부채 바람'에서는 시원함뿐만 아니라 행복을 느끼잖아. 상대를 향한 마음, 그게 있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 《장사의 신》 -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닌, 사람을 얻는 것이다. 어떻게 사람을 얻을 수 있을까? 가장 기본적이며 쉬운 방법은 고객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는 것이다. 김춘수 님의 시 「꽃」에서 말한 것처럼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때, 나에게 의미가 된다. 너와 나라는 개별적인 존재가 관계가 형성됨을 뜻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내가 접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 바로 '가게에 오는 손님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 다 외우는 일'이야. 이건 접객의 기본 중의 기본이지.

- 《장사의 신》 -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친절'뿐이었다. 친근함을 녹이기 위해 손님들의 이름을 외우기로 했다. (...) 이런 나의 마음이 통했는지 손님들은 나를 '정성이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이름을 불러준 그날부터 우리 약국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 《육일약국 갑시다》 - 



매거진의 이전글 메모가 아닌 기록. 《거인의 노트》 서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