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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Apr 15. 2023

연습하면 익숙해지고, 두려움은 사라진다

Day 44

연습하면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경험이 된다. 두 번, 세 번 경험이 많아질수록 처음 가졌던 두려움은 사라진다. 어느새 작은 성공의 짜릿함을 맛보게 된다. 그러니 책상에 앉아 공부만 잘하는 사람보다,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본 사람이 어디서든 훨씬 적응을 잘한다. 부모가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키워야 하는지, 여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 《마녀체력》, 이영미 저, 남해의 봄날 -


지혜를 잇다


초등학교 3학년, 10살 딸이 있다. 아이는 치어리딩을 배우고 있다. 6살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4년째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치어리더에 대한 동경심이 있던 아이 엄마의 욕심으로 시작했다.


나름 스포츠, 단체활동에 속하기에 기강이 있었다. 어리다고 예외는 없다. 자신 몸을 제대로 컨트롤하기도 어려운 6살 나이에 격렬히 몸을 사용해야 했고, 선생님들 꾸중 탓에 초창기에는 그만두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1년은 해보고 그만두자는 엄마 아빠의  설득에 아이는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딸은 최근 미국 올랜도 디즈니랜드에서 열렸던 글로벌 치어리더 대회까지 참가했다.


아이는 학교 선생님들과 동급생 친구들에게 '치어리딩 소녀'로 유명하다. 자신이 치어리딩을 잘한다는 생각에 친구, 선생님, 엄마들에게 실력 뽐내기를 좋아한다. 매년 진행하는 학급 장기자랑 때는 1, 2학년 모두 치어리딩으로 참가했다. (아마 이번 3학년때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텀블링은 아이의 최고 장기이다.

손 안 짚고 도는 '석고'

어린이 치어리딩이 흔치 않기에 공연이 많이 잡혔고, 그에 따른 연습도 잦았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엑스포, 전국체전 폐막식 등, 크고 작은 여러 행사를 뛰었다.) 사실 치어리딩 선수가 되고자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 아이의 취미이길 바랐다.) 공부를 잘하길 원하지는 않지만, 기본은 하길 바랐다. 하지만 잦은 행사로 수시로 연습 시간을 빼야 했고, 학교 결석하는 경우도 점점 많아졌다. 초등학교 3학년,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이는 완강했다. 절대 그만둘 수 없다고 한다. 그만두고 싶어 했던 아이에게 치어리딩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딸의 10년 인생에 1순위는 치어리딩이다. 


첫째 딸이 어렵고 하기 싫은 것을 마주할 때마다, 아내와 나는 아이에게 치어리딩 경험을 상기시킨다.


네가 그렇게 하기 싫어했던 치어리딩이 지금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되지 않았니?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습하면 잘해지는 순간이 오고, 즐기는 때가 오게 될 거야. 그러니까 끝까지 해보자!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모르는 것투성이다. 재미도 없다. 잘 해내지 못하는 지금의 실력이 평생 실력일 것이라 지레 짐작하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행동하기를 피하려 한다. 하지만 첫째 딸은 치어리딩 덕분에, 비록 처음에는 부족하더라도 꾸준한 연습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연습으로 실력이 쌓이면, 재미있어진다는 것도 말이다. 


아이에게 항상 위와 같은 조언 아닌 조언을 하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유달리 겁이 많은 나는, 새롭고 낯선 것을 마주하기를 되도록이면 피하려 한다. 익숙함에서, 지금 내가 꽤 잘하고 있는 분야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실력이 형편없는 나를 마주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40대인 지금이나, 20년 전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인 존재가 됐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연습하고,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서만 삶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 이제 조금은 낯선 분야에 도전해보려 한다. 분명 처음에는 형편없는 실력에 좌절감과 자괴감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다. 처음이니까... 


무모하더라도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형편없는 실력이라도, 실망과 좌절, 포기하지 말고 연습하면 된다. 연습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함은 경험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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