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2
최근 SBS 《미운오리새끼》방송을 봤다. (즐겨보는 방송은 아니다.) 코요테 멤버 김종민 님이 출연했다. (방송인이자 래퍼인) 딘딘 님이 저녁 11시에 진행하는 라디오방송 '뮤직하이'를 김종민 님이 대타 DJ로 활약하는 내용이었다. 데뷔 이후, 처음 DJ로 데뷔하기에 주변과 스스로에 대한 걱정,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그의 준비과정들이 그려졌다.
김종민 님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방송 전, 여러 기사들이 있었다. 〈김종민, 라디오 생방 괜찮을까?〉, 〈딘딘, 절친이라 부탁했지만 걱정〉등 주로 그의 2시간 생방송 진행에 우려를 표하는 내용들이었다. 이전의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해, 논리적이기보다는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기에 당연한 걱정이라 생각한다. 김종민 님 또한 《미우새》 방송에서 자신이 말을 잘 못해, 라디오 생방이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김종민 님 단독 방송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 생각했다. 사람은 '좋은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의 말'을 듣기 때문이다. 김종민 님이 오랜 시간 연예인으로서 생활을 하며 방송에 비쳤던, 그리고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보면, 그를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가 방송 중 분명 범하리라 예상되는 실수들, 다른 DJ들처럼 매끄럽지 못한 진행 솜씨는 분명 그의 긍정적 이미지 덕분에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들으리라 생각했다.
상대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진 순간, 마음이 열립니다.
마음이 열려야 귀가 열립니다.
-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 이민호 저, 천그루숲 -
교양 있는 단어를 사용하고, 풍성한 지식을 자랑하고, 논리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의 말을 우리는 듣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귀를 자극하는 말이 아닌, 마음을 감싸주는, 좋은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는다. 김종민 님은 내겐 전자보다 후자인 편에 가깝다. 재미를 위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폄하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희생양이 되는 모습, 항상 웃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모습등을 보며 그가 충분히 '좋은 사람'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실제 모습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기존 라디오 DJ들과 달리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엄청 많았을 텐데, 그럼에도 분명 재미있고, 즐거웠을 방송이었을 텐데, 그 방송을 실시간으로 청취하지 못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