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첫 번째 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이 기존 금융의 한계를 넘어선 안정적인 디지털 자산이자, 환율 변동의 불안 없이 국제 거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혁신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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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현재 얼마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어떤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지 알아보려 한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그야말로 '분노의 질주'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2년 Terra-LUNA 사태 등의 충격으로 한때 주춤했으나, 이후 주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 회복과 활용 증가로 2024년 한 해에만 약 1천억 달러(약 +63%)의 공급 증가를 보였다. 2025년 3월 기준 전체 스테이블 코인 발행량은 약 2,320억 달러로, 2019년 대비 45배 성장한 규모라고 한다.
거래량 측면에서는 더욱 놀랍다. 2024년 온체인 상의 스테이블 코인 송금액은 총 $27.6조(조 달러)에 이르러, 같은 해 비자+마스터카드의 결제 처리액 합계보다 7% 이상 많았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전통 결제망을 넘어서는 막대한 거래량의 디지털 현금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 이면에는 디지털 자산 전체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디지털 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다. 2010년 1만 개의 비트코인으로 파파존스 피자 두 판을 주문했을 때(현재 가치로 약 1.5조 원), 비트코인은 그저 '디지털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이제 비트코인은 국가 차원에서 법정통화로 채택하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들이 ETF로 출시할 만큼 인정받는 디지털 자산이 되었고, 글로벌 5대 자산까지 오르게 됐다.
스테이블 코인 거래량이 27조 달러라고 하면 놀라운 수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먼 이야기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생생한 현장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 멀리 실리콘밸리나 월스트리트가 아닌,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말이다.
동남아·중화권 바이어들이 과거에 달러 현금을 선호하는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USDT(테더)로 결제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으로 직접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송금 속도가 빨라지고 환전 수수료가 없으며 절차도 간소해지는 이점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전체 무역 거래의 약 10%가 스테이블 코인으로 결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순한 실험이 아닌, 무역 현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현실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100701481
최근 금융가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미국의 막대한 국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카드로 스테이블 코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이다. 어떠한 이유에서 그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① 스테이블 코인, 미국 국채의 새로운 '큰 손'
지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테이블 코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발행사들이 해당 코인의 가치를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에 1:1로 안정적으로 연동시키기 위해, 그 가치에 상응하는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준비금의 상당 부분이 바로 미국 국채로 채워진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인 테더(Tether)는 이미 일부 국가 중앙은행의 순매수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미국 국채 시장의 주요 매수자로 떠올랐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달러, 즉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그만큼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직접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를 의미한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이 안정적인 담보 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선호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금융의 성장이 미국 국채 시장의 새로운 수요 기반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② 국가 부채 관리와 금리 안정의 숨겨진 열쇠
이렇게 스테이블 코인 발행으로 인해 촉발된 미국 국채 수요 증가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첫째, 국가 부채 관리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새로운 국채 수요처가 확보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막대한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에 있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게 된다. 이는 국채 발행 금리를 낮추고,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5월 21일 실시된 2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 부진이 나타나며 금리가 5.047%로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현상이 아닌,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새로운 국채 수요처가 확보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막대한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에 있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게 된다. 이는 국채 발행 금리를 낮추고,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금리 상승 압력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발 국채 수요는 장기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비전통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채 발행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금 조달 전략을 펼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즉, 스테이블 코인이 디지털 금융 시장의 성장을 통해 실물 경제의 금리 안정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테이블 코인의 전략적 가치를 인식한 미국은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of 2025)'라는 법안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을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편입시키고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법안은 2025년 5월 초에는 아슬아슬하게 상원에서 통과가 되지 않았는데, 이때 부결에 대해 트럼프 정부 베센트 재무장관이
미국이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를 놓쳤다.
이 법안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금융 혁신을 주도하는데 세대에 한 번 오는 기회였다.
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의 전략적 중요성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양당 간 추가 협상과 일부 조항 수정이 이뤄졌고, 민주당 내 일부 반대파가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5월 20일 상원에서 재표결이 이뤄져 66~69표의 찬성으로 최종 통과되었다.
미국 '지니어스 액트'의 상원 통과는 스테이블 코인이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탄이다. 시장에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금융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 다음 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확장과 함께 우리가 눈여겨볼 만한 구체적인 투자 포인트와 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