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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Oct 18. 2020

충치균이 알려준 이야기.

우리 아이가 행복한 세상에서 살길 바라며...


약 2년 전, 자우림 밴드의 보컬 김윤아의 남편이자, 치과의사 김형규 님이 한 방송에 출연해서 충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의 이야기는 그동안 충치와 관련하여 우리가 알던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깨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충치균이 없다면 양치 안 해도 충치균에 걸리지 않습니다.


입 속에 충치균이 없다면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등, 우리가 이에 해롭다고 여기는 단 것들을 먹고, 이빨을 닦지 않아도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갓 태어난 아이는 입 안에 충치균이 없다고 한다. 신생아가 처음 상태 그대로 충치균이 없는 체로 성장한다면, 성인이 돼서도 충치 생길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빨을 닦지 않아도 되는 성인을 본 적은 없다. 대부분의 성인의 입 속에는 충치균이 살고 있기에 뒤늦게 치통이라는 고통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먹고 반드시 이빨을 닦아야만 한다.


자연스럽게 '신생아에겐 없던 충치균이 언제 우리 입 속에 자리를 잡은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만약 그 원인을 알고 예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잠자기 전 아이들과 화장실 앞에서 실랑이를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


김형규 님은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충치균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말한다. "충치균이 있는 부모님이나 어른이 아이의 입에 뽀뽀를 하는 경우, 혹은 먹던 수저로 아이에게 음식을 주거나 먹던 음식을 주는 경우, 입 안에 씹던 음식을 아이에게 먹일 경우 어린아이의 입에 충치균이 이사를 한다." 


부모, 혹은 어른들이 무심코 행하는 행동들이, 깨끗한 우리 아이들의 입 속에 충치균을 건네는 것이었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경직된 카드사의 문화를 바꾼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직원들과 관련된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직원들이 창밖의 어떤 풍경을 보고 일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직원들은 그들이 머무는 공간에 영향을 받으며, 그것이 일의 능률과 창의력에 투영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현대카드 사옥은 일찍이 기타의 회사들과는 달리, 사뭇 특이한 형태의 공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실제로 가보진 않았습니다. 인터넷 서칭으로 참고했습니다.)  


주변을 둘러싼 풍경에 영향을 받는 것은 비단 한 회사의 직원들, 혹은 성인에게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우리 모두는 보고, 듣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말똥말똥한 천사 같은 두 눈과, 쫑긋한 두 귀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정보들은 아이들에게 시나브로 영향을 끼친다. 성인인 부모가, 혹은 어른들이 아이들 앞에서 올바른 행동과 말을 해야 하는 이유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고 잘 자라기를 바란다. 이러한 순수한 목적에 가끔 아이들을 혼내거나 잔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전에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과연 아이들에게 행하는 말과 행동처럼 부모들은 살고 있는가? 많은 이들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해야 한다면서, 정작 아이들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면서 평생의 동반자인 배우자와의 사이에서는 "이놈의 원수"라며 잦은 고성이 오간다. 서로 돕고, 배려해야 한다면서, 집안일은 나 몰라라 하는 경우도 많다. 신호등 신호를 잘 지켜야 한다면서 운전 시 신호를 어기기 일쑤고, 방에 들어가 공부하라 하면서 정작 자신은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한다. 완벽한 언행불일치의 표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과연 아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어떠한 긍정적인 것들을 해낼 수 있을까?


나는 우리 아이들이 꽤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주변 친구들도 그러해서, 보다 좋은 환경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 마음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가끔 부모들, 혹은 어른들이 행하는 행동과 말이 사실은 아이들에게 충치균을 넘겨주는 것과 같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부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아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세상을 넘겨주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들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한다. 나 같은 소인배는 그들처럼 할 깜냥은 되진 않는다. 그저 나와 함께하는, 내 옆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괜찮은 아이로 자라, 세상에 해를 끼치지 않는,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세상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아이가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래서 집안에서 아이들, 혹은 아내에게 행하는 행동거지와 말을 항상 조심한다. 그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행하는 나의 작은 실천이다. 그리고 보다 많은 부모, 어른들이 이를 인지하고, 항상 주의하기를 바란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요? 바로 집에 있는 가족들을 먼저 사랑해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큰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담아 작은 일들을 할 수는 있습니다.

- 테레사 수녀님,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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