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잘 주무시나요?

혜민 스님이 이야기하는 행복의 척도

by 달빛한줌

최근 호통개그로 유명한 박명수 님과 관련해 〈수면제 복용 중, 외롭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이가 50살인데 행복이 뭔지 모르겠고, 스트레스도 되게 많다"며 자신이 현재 수면제를 복용 중이라고 고백했다.


박명수 님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연예인이다. 상당한 부를 축적했으며, 한의사 출신 미모의 아내와 결혼했고, 한국 무용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딸까지, 내게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처럼 여겨졌던 그가, 스트레스 때문에 잠 못 들어 수면제를 복용한다고 하니, 도대체 그에겐 어떤 고민이 있는 것일까?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런데 도대체 행복이 무엇일까? 그저 순간적으로 기분이 즐겁다면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어릴 때 즐겨보던 만화책 『드래곤 볼』에서 개개인의 전투력을 수치화할 수 있는, 사이언들의 스카우터처럼 행복도 측정할 수 있는 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어떤 이들은 부, 권력, 명예, 성취, 인정 등을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요인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것들을 충족한 이들에게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마주할 때면, 이 기준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다른 이들은 행복은 개인이 마음먹기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이라 말한다. 현재, 후자가 더욱 인정받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니, 너무 추상적이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다면 개선시킬 수도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행복에 대한 모호한 기준은 지금의 우리가 행복한지, 혹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러다 박명수 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에서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행복의 척도는 얼마나 성공했는가 보다는
밤에 숙면을 충분히 취하는가에 있다.

성공하고도 밤에 잠 못 자는 불행한 분들이
세상에는 놀랍게도 많다.


누구나 걱정, 고민 때문에 밤잠을 설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계속 그 생각들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고통의 수렁에 빠뜨린다. 성공, 권력, 명예를 얻었음에도 가진 것을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두려움, 그릇된 행동들에 대한 죄책감,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한 불안함 등은 많은 이들이 잠 못 들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만든다. 이러한 이들을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마주할 때, 우리는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 그러한 순간에는 가면을 쓴 체, 더 이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진다. 나 이외의 모든 것이 배제되고, 어둠과 고요함 속에 온전히 자신에게만, 자신의 생각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걱정 없이,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을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혜민 스님의 말처럼 밤에 숙면을 행복의 척도로 여기고 살아보면 어떨까? 만약 매일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면 , 지금의 나는 별다른 고민 없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거라 생각해도 무방할 듯하다. 반대로 숙면을 방해하는 잡음들이 머릿속을 계속 휘젓고 다닌다면, 그 잡음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만 행복한 삶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난 잠을 참 잘 잔다. 더러 잠 못 드는 밤이 있기도 했지만, 1년 중, 350일 이상은 베개에 머리를 대면 바로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간다. 늦은 시간까지 내가 잠 못 들도록 방해하는 걱정, 두려움, 불안함, 죄책감 등은 없다. 지금의 나는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