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전혀 외롭지 않아요.
나는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다. 1년에 별도의 만남을 갖는 횟수가 10번도 되지 않는다. 회사에서도 공식적인 회식자리가 아니면, 업무시간 제외하고 동료들과 어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금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공식적인 자리마저도 얼굴만 살짝 비치고 일찍 자리를 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나에게 친구들, 혹은 동료들은 가끔 묻는다. "심심하지 않아? 외롭지 않아? 대체 무슨 재미로 살아?"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이러한 삶을 살아오고 있지만,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외롭거나 심심하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관계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가능했다. 아니, 오히려 사람들과 함께할 때, 나는 불편하다. 혹시나 나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지, 혹은 유리 멘털인 내가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지 않을지, 항상 노심초사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혼자 있을 때가 더 편하다.
그래도 '사람도 만나지 않고 매번 혼자서 시간 보내면 심심하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가끔 생각을 해본다. '난 늘 혼자인데, 왜 외롭거나 심심하다거나, 혹은 우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걸까?'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지는 못했다. '그냥 내 천성이 이렇게 생겨먹었나 보지.'라고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갔었다. 그러다 최근 책 속에서 나의 이러한 성향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문장을 발견했다. 이 문장을 통해 어렴풋이 내가 혼자여도 외롭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을 외롭지 않게 하는 절친한 친구란 무엇이며, 유의미한 관계란 또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우정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상호 간의 자기 표출', 즉 자신의 상태에 대한 진솔한 교류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성숙한 어른이 갖춰야 할 좋은 심리 습관, 류쉬안 저, 원녕경 옮김, 다연 -
결혼한 지 약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자랑을 하자면, 우리 부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말다툼을 한 적이 없다. 아이 때문이라도 종종 다투곤 한다고 하는데, 7살, 5살 두 아이를 두고 있음에도 아직까지는 그런 경험이 없다 (아내도 동의하는 바이기에, 결코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숨기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내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 그건 아내도 마찬가지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으로 여겨지는 것들도 우리는 항상 공유한다. 감정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방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 때면, 마음속에 쌓아두지 않는다. 즉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우리는 가감 없이 서로를 표출한다.
아내와 함께할 때면 온전한 나를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가 맺는 여러 관계 속에서 오직 아내와 함께할 때만 진짜 내가 된다.(아내 외에 다른 이들과 함께할 때면 아무래도 조금은 인위적인 내가 된다.) 아내는 평생의 동반자이자 유일하게 진솔한 교류가 가능한 절친한 친구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완전한 '상호 간의 자기 표출'이 가능한 아내의 존재 덕분에 누군가와 만나는 횟수가 적어도 외롭거나 심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부족한 것이 많은 나를 있는 그대로 표출해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항상 곁에 있기에, 그녀의 품에서 나는 더없이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낀다. 나와 결혼해준 아내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