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 다람쥐 Nov 21. 2020

브랜드가 살아남는 방법.

서평.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1. P-Platform 시대의 도래


최근 심심치 않게 제조업체들의 파산 기사를 접하곤 한다. 많은 브랜드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전적으로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비슷비슷한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 남에 따라 이전과는 달리 치열한 경쟁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시장의 성장이 이전처럼 폭발적이지 않은 만큼, 이 경쟁에서 낙오된 브랜드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와중에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 마켓 컬리 등, 플랫폼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그들의 분야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많은 브랜드가 그들의 플랫폼에 판매를 의존하고, 이를 통해 강력한 시장 지배를 실현한 플랫폼 업체들이, 더 이상 공급자와 소비자의 중간 유통자로서 머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상품(PB)을 제작해 판매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이전, 네이버 검색 상위 링크에 노출된 업체들이 상당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많은 브랜드가 플랫폼의 전략과 방향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플랫폼의 홍보가 브랜드의 생명 동아줄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직접 상품을 제작하는 데까지 나선 지금, 앞으로 그들의 홍보 전략에서 우선시되는 것이 무엇일지는 불 보듯 뻔하다. 


아마존이나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PB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을 보면 온라인 플랫폼이 저가 상품을 팔아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이익을 위한 전략이 아닌 시장을 장악해서 모두에게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커다란 변화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노 브랜드 시대 살아남는 법』-  


시장 지배를 실현한 플랫폼 업체들이 PB 상품을 가지고 브랜드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 어쩌면 브랜드로써는 가장 버거운 상대를 만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온라인과 플랫폼으로 점철된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브랜드 사례를 통해, 브랜드 생존 전략을 제안한다. 그것은 강력한 브랜드 애착을 가진, 팬덤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브랜드 팬을 만드는 것만이 플랫폼 시대에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한다.



2. 컬트 브랜드(Cult Brand)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조건.


컬트 브랜드란 강력한 브랜드 애착을 가진, 팬덤 고객을 보유한 브랜드를 말한다. 트레이더 조, 이케아, 애플, 나이키, 룰루레몬, 블루보틀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저자는 이 브랜드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① 첫째, 명확한 타깃 설정이 필요하다.


인구 통계적 기준으로 브랜드의 타깃을 선정하면 타깃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주는 브랜드가 탄생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비슷한 선호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 즉 문화적인 측면에서 타깃을 정의하는 일이다.

- 『노 브랜드 시대 살아남는 법』-


명확한 타깃의 중요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타깃을 정하는 데 있어 동일한 실수를 범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타깃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의 상품은 밀레니얼, Z세대가 타깃이야, 혹은 40대~50대가 타깃이야'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보면 물리학적인 나이의 의미가 퇴색해졌음을 쉽게 알 수 있다. 50~60대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SNS 활동을 하고,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20대임에도 여유와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많은 이들이 나이가 아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책 읽는 모임', '러닝 크루', '글쓰기 모임'등, 동일한 취향으로 모인 공동체의 면모를 보면,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곤 한다. 브랜드의 타깃을 나이로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브랜드 철학에 적합한 문화와 취향에 따라 타깃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② 둘째, 독자적인 상품을 보유해야 한다.


나이키는 다양한 분야의 셀럽들과 연계해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만든다. 나이키의 에어조단 시리즈는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은, 나이키만이 보유한 제품이다. 최근 독자적인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의 행보도 이와 다르지 않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서 나와 자신들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를 만들었다. 마블 콘텐츠와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선, 넷플릭스가 아닌 '디즈니 플러스'(디즈니가 독자적으로 만든 OTT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한다. '디즈니 플러스'는 출시 3개월 만에 3천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자신만이 보유한 독자적인 콘텐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플랫폼이라는 대항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유니크한 자산을 필수적으로 보유해야만 한다. 


③ 셋째, 소비자들의 선택 고민을 덜어주어야 한다. 


'햄릿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죽느냐, 사느냐'를 두고, 고민만 하는 햄릿처럼 많은 이들이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선택을 망설이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제품의 선택사항이 늘어날수록 선택을 망설이는 것은 물론, 선택하고 난 이후에도 소비자들은 만족보다는,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손실을 떠올리게 된다. 


선택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제품의 가짓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케아의 경우, '쇼룸'이라는 VR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집에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는다. 아모레퍼시픽도 립스틱 색깔을 선택할 때, VR 기술을 통해 자신의 입술에 발라봄으로써 구매 이전,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상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함에 있어, 만족보다는, 상실한 기회비용을 떠올린다면, 해당 브랜드의 팬이 되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제품의 가짓수를 줄이거나, 혹은 소비자가 적절한 선택을 하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④ 넷째, 차별화된 운영방식이 있어야 한다.


매년 미국에서 11월 넷째 주 금요일은 '블랙 프라이데이'이다. 많은 업체들이 해당 기간 할인을 통해 최대 매출과 이익을 실현하려 한다. 하지만 이 기간에 세일을 하지 않고, 여전히 정가를 고집하는 업체가 있다. 바로 파타고니아다. 파타고니아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할인을 하지 않는다. 할인 대신 그들은 해당 기간 동안의 매출을 전부 기부한다. 이러한 그들의 독특한 운영은 환경을 생각한다는 그들의 철학과 잘 드러 맞아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는다.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도 다른 업체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자동차를 판매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자동차 판매를 할 때, 딜러들의 역할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딜러와의 협상에 따라 동일한 차라도 구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로 인한 불만이 존재한다. 이에 테슬라는 딜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자동차를 판매한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자동차를 사는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옵션 등에 따른 가격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때, 서브스크립션 방식(정기 구독)이 마케팅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면도기를 저렴한 가격에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달러 쉐이브 클럽'이 이러한 문화를 선도했다. 많은 브랜드가 그들의 운영 방식을 따라 했다. 하지만 성공한 브랜드가 그리 많지는 않다. '달러 쉐이브 클럽'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기구독 방식이 매력적이었다기보다는 그들의 운영 방식이 기존과 달리 독특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낯선 것에 눈길이 끌리게 된다.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브랜드 마케팅에서 SNS는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너도나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SNS 마케팅 방식은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없다. 동일한 SNS 마케팅을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 브랜드의 과제이다.      


⑤ 다섯째, 상업적 의도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다수의 브랜드가 자신들의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려고 현안이 될 때, '우리 제품을 사지 마세요'라고 외친 브랜드가 있다. 파타고니아다. 얼마 안 입고 버려지는 옷들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말하며, 꼭 필요하지 않으면 우리 옷을 사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 추구이다. 앞서 언급한 파타고니아도, 오래된 방수천을 재활용한다는 프라이탁도 궁극적으로는 이윤 획들을 최고 목적으로 한다. 소비자들이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노골적으로 제품 판매에만 혈안이 된 브랜드보다,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하는 브랜드에 끌리게 된다. 판매되는 신발수만큼 아프리카에 신발을 기부한다는 탐스의 착한 기부, 제품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이가 언제나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한 애플 매장 등을 통해, 소비자는 그들이 자신들을 제품 구매자로만 여기는 것이 아닌, 친구와 동반자로 생각한다고 여기게 된다.  


지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존경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소비자가 현재 당신의 브랜드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고객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소비자는 더 이상 자신을 소비자로만 여기는 브랜드에 현혹되지 않는다. 브랜드로써는 제품 하나를 더 파는 것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자신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는지, 믿음과 신뢰를 가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활동들이 우선시되어야만 한다.


   


작가의 이전글 제발 다르게 볼 수 있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