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 교수님이 말한 행복의 조건.

by 달빛한줌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


EBS 방송 중〈CLASS-e〉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저명한 분들을 모시고, 그들의 철학과 사유를 들을 수 있는 방송인데요. JTBC에서 방영하는〈차이 나는 클라스〉 의 무관객 버전이라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듯합니다. 금융 전문가 존 리 님도, 책 읽기의 기적을 이야기하는 『공부머리 독서법』의 저자 최승필 님도, 작가 장강명 님도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었죠.


어느 날, 해당 방송에 지식생태학자로 불리는 유영만 교수님이 출연했습니다. 저는 가끔 페이스북을 통해 교수님의 글을 접하는데요. 매번 그가 사용하는 어휘의 압운에 놀랍니다. 압운이란 영어로 리듬을 지칭하는 것으로 현재 힙합씬에서 종종 이야기하는 라임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비슷하게 발음되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배치해 문장을 맛깔나고 풍성하게 표현하는 것을 가리키죠. 그의 압운 몇 가지를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곤경풍경으로 바꾸는 비결

목표 중심으로 살면 목숨까지 위태로워진다.

미지의 걸작대작졸작실패작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오늘은 문장의 맛을 살리는 압운 이야기를 하려는 거냐?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저의 부족한 어휘력으로 아직은 그와 관련된 것들을 다룰 깜냥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해보고자 하는 것은 유영만 교수님이 〈CLASS-e〉라는 방송에 출연해 주제로 다룬 '행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행복의 조건 1. 톨스토이의 3가지 질문


교수님은 첫 번째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책 『3가지 질문』을 이야기합니다. 사실 톨스토이의 소설 곳곳에는 행복과 관련한 이야기가 상당수 등장합니다. 그가 생전에 얼마나 행복한 삶에 대한 사유와 고민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죠. 그는 해당 책에서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음과 대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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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시간은?

지금


②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


③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일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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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야기하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3가지는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아직 책을 읽어보진 않아, 강의 내용을 토대로 위와 같이 결론 지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매 순간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을 마주하게 되죠. 그 갈림길에서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번 고민에 직면합니다.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걸까? 선택하고 나서도 선택하지 못한 기회비용을 떠올리며 항상 후회합니다.


어니 젤린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고,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고,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고,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고,

걱정의 4%만이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입니다.


오지도 않을 미래를 걱정하며,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되새기며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소한 것,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로 자신을 불행의 나락으로 빠뜨리지 마세요. 우리의 걱정 중 96%는 어쩌면 나에게 어떤 의미도 없는 것일지 모릅니다. 그저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기준으로 선택에 임한다면, 선택의 순간에서도, 선택 이후에서도 만족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행복의 조건 2. 모든 동사에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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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님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두 번째로 이야기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동사에 감탄하고, 행복함을 느껴라


모든 동사라... 무슨 말일까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해를 돕고자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다. 밥을 먹었다. 이빨을 닦았다. '아침', '밥', '이빨'이라는 목적어 뒤에 배치한 우리의 행동을 지칭하는 단어들을 동사라 부릅니다. 그러한 동사, 즉 우리가 움직이는 행동에 감탄할 줄 알아야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계속 예를 들어 볼게요. 출근을 했다. 지하철을 탔다. 회사에 도착했다, 일을 한다. 점심을 먹는다. 수다를 떤다. 커피를 마신다. 퇴근을 한다. 몸을 씻는다. 잠을 잔다 등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행동을 합니다. 대부분이 그런 행동을 당연시, 혹은 귀찮게 생각하고 흘려버리곤 하죠. 그러한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조금 더 촉수를 곧추세워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그 순간 속에서 감탄과 행복을 발견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영만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상의 양식』 에서 앙드레 지드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톨스토이로 시작했으니 톨스토이로 끝내겠습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첫 문장을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


행복의 대가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은 사실 이제는 너무 익숙합니다. 현재에 집중하라, 순간에 행복을 발견하라 등등.. 매번 뻔한 이야기라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톨스토이의 말마따나 행복을 충족하는 기준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제각기의 다양한 이유로 불행한 것과는 다르죠.


행복해지려면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실천해보세요.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아내, 아이들, 친구, 동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떠올리며, 그리고 매 순간 나의 행동에 감탄과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보세요. 행복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했던 대가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입니다. 이제 우리의 실천만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