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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수 May 09. 2018

어떤 기업이 어떤 투자를 받을 수 있는가?#4

2. 왜 소상공인인가?

2. 왜 소상공인인가?


소상공인은 소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특히 작은 기업이라든지 생업적 업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들로서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서비스업의 경우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자를, 광업, 제조업, 건설업 및 운수업의 경우는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자를 말한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3,545천 개 중 대기업은 0.1%인 3천 개, 중소기업은 99.9%인 3,542개, 이 중에서도 소상공인은 86.4%인 3,063개에 육박하고, 종사자수 기준으로 전체 15,962천 명 중 대기업은 12.2%인 1,953천 명, 중소기업은 87.9%인 14,028천 명, 소상공인은 37.9%인 6,046천 명으로 조사되었다. 이만큼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경제의 아주 중요한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소상공인ㆍ영세 중소기업 지원대책』에 따르면 내수부진과 경쟁 심화로 인해 창업 3년 이내 폐업하는 소상공인의 비율이 2015년 기준으로 53.3%에 달하고, 5인 미만 영세사업자들의 영업이익률도 자꾸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안 그래도 내수가 위축되고 있는데 청탁 금지법이 시행되고, 사드로 인해 중국 여행객이 갈수록 줄어들고, 대기업들이 속속 골목상권으로 진출해 오고 있다. 게다가 수익이 줄어드는 반면 임차료나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만 하고, 최저임금이 올라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해 주고, 비용 부담을 완화해 주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영세한 소상공인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여겨진다.

필자의 시각에서 볼 때 300만 소상공인들은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600만이라는 종업원들이 있고, 나를 믿고 도와주는 300만 명 이상의 가족들이 있다. 그들은 내가 잘 되기만을 항상 소망한다. 그리고, 내 가게 주위에는 단골들이 있다. 다시 말해 훌륭한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인적 인프라는 사업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한국 사람들은 두 사람만 거치면 모두가 아는 사람이라 그러잖은가? 왜 이렇게 훌륭한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가?


2018년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이 19.6조이다(2018년도 정부 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 미래창조과학부, 2017.6.29. 보도자료 참조). 앞으로 향후 5년간 매년 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P19, 기획재정부, 2017.8.29. 보도자료 참조). 매년 이 정도가 연구개발비로 집행이 되고 있다. 이 연구개발 예산은 정부가 투자하는 예산이며,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하지만 350만 중소기업 중 1%도 채 되지 않는 25,885개 기업만 수혜를 받고 있고, 소상공인(10인 미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8,585개 기업밖에 지나지 않는다(중소기업 R&D 지원의 현황과 성과분석 P6, P9,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참조). 2017년도에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해 성장기반 지원자금 6,400억 원, 경영안정자금 9,850억 원 등 총 1조 6,250억 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역시 반드시 갚아야 하는 융자금일 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의 통계자료, 보고서 자료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자료가 극히 부족하다. 나는 산업이 성장할지 쇠퇴할지를 가늠할 때 정부의 통계자료를 먼저 살펴본다. 정부에서 통계자료를 매년 발표하고, 관련 시장조사 보고서가 풍부하면 성장할 산업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쇠퇴하는 산업인 경우가 많았다. 불행히도 소상공인이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듯하다. 그러던 중 가장 눈에 띄는 보고서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바로 2013년 12월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개인기업의 실태 및 정책과제 연구보고서(개인기업의 실태 및 정책과제 연구보고서, 2013.12, 산업연구원 참조)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경우 영세성으로 인해 정부의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자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개인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인 창조기업을 육성하라고 조언하였다. 이 보고서의 여파인지는 몰라도 박근혜 정부 들어 1인 기업 육성정책이 엄청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1인 기업에 대한 업종을 제한함으로써 전체 소상공인의 경쟁력 향상에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현재의 소상공인 형태를 유지한다는 건 호스피스에 의존하는 환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 소상공인의 벤처기업,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뭉칠 것을 제안한다. 사람 규모면에서 인력을 확대하고, 질적인 면에서는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기술기반 기업으로의 변신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는 소상공인을 위해 새로이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 프랜차이즈 등 큰 기업들이 널리 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소위 구조조정이니 기업 인수합병이니 주식 투자니 하는 방법들 말이다. 


소상공인이라고 못하라는 법이 없다. 지금 유명해진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1호 점부터 시작했고, 정주영 회장도 쌀가게 점원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았던가? 지금은 그때보다 상황이 더욱 나아졌다. 나라고 못할 게 없다. 


서두르자.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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