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3분기 무려 3조원 넘는 관세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0월 미국 판매량에서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3분기 무려 3조원 넘는 관세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0월 미국 판매량에서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5년 3분기 미국 25% 관세 충격으로 합산 영업손실 3조55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급증했다. 10월 현대차는 7만5311대, 기아는 7만826대를 미국에서 판매하며 두 회사 모두 10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10월 누적 판매량은 더욱 놀랍다. 현대차는 74만8467대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고, 기아는 70만5150대로 8.0% 증가하며 양사 모두 연간 기준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진출 39년 만에 누적 판매 3천만대를 돌파했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1755만2003대, 기아가 1255만5254대를 각각 기록하며 총 3010만7257대의 이정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3%를 넘어섰으며,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일본 경쟁사 대비 우수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월 기준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6.6%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고, 기아는 5.7%를 기록했다. 양사 합산으로는 12.3%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미국 시장에서 4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반면 일본 업계는 불안한 모습이다.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11월 1일부터 25%에서 15%로 인하되면서, 일본차와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기존에는 일본차가 15% 관세로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했지만, 이제 그 격차가 사라진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를 무기로 삼고 있다. 총 11조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2025년 3월 완공되어 현재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EV를 생산 중이다. 연간 생산능력 50만대 규모의 이 공장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40%에서 80%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기아의 미국 생산 비중은 42.5%로, 일본 빅3의 63.0%보다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메타플랜트 가동으로 이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관세 인하 효과도 상당하다. 증권가는 관세 15% 인하로 현대차·기아의 연간 관세 비용이 3~4조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관세율이 연간 25%로 유지될 경우 연간 손실 규모가 약 8조4천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는데, 관세 인하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조지아 메타플랜트의 생산능력을 30만대 체제로 가동한다는 전제하에 영업이익률 8.2%를 달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토요타(8.1%), GM(5.8%)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미국 판매 성장의 또 다른 비결은 하이브리드 전기차(HEV) 라인업 강화다. 7월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14.4% 증가한 8만6230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7만1123대를 판매하며 11.5% 성장했다. 특히 투싼 하이브리드,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HEV 모델들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 상승을 이끌었다.
앨라배마주 공장과 조지아주 공장에서 SUV와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면서 공급 차질 없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것도 큰 장점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3개의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4분기에 2조4천억원, 기아는 2조원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조지아 메타플랜트 준공식에서 “미국 사업에 대해 어느 때보다 낙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관세 부담이 줄어든 만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히며 2위권 진입을 노리는 현대차그룹. 3조원이 넘는 손실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신기록을 달성하며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관세 인하와 현지 생산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일본차를 제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