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해 총 73건의 소방차 전용구역 주차 위반이 적발되면서 입주민들이 무더기로 과태료 처분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단 한 번의 주차 위반만으로도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당혹감과 함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해 총 73건의 소방차 전용구역 주차 위반이 적발되면서 입주민들이 무더기로 과태료 처분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단 한 번의 주차 위반만으로도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당혹감과 함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북구 각화동에 위치한 907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해 소방차 전용구역 주차 위반 신고가 73건이나 접수됐다. 같은 기간 북구 전체에서 접수된 소방차 전용구역 위반 신고가 약 500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 하나의 아파트에서만 전체의 14.6%에 달하는 신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아파트는 2023년 사용승인을 받은 신축 아파트로, 2018년 8월 개정·시행된 소방기본법에 따라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 대상에 포함된다. 소방기본법 제21조의2에 따르면 세대수가 100세대 이상인 아파트는 각 동마다 전면 또는 후면에 소방차 전용구역을 1개소 이상 설치해야 하며, 해당 구역의 규격은 가로 6미터, 세로 12미터로 정해져 있다.
소방차 전용구역은 화재 등 위급 상황 발생 시 소방차와 인명구조 차량이 신속하게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확보된 구역이다. 따라서 이곳에는 주차는 물론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도 금지되어 있다. <a href="https://www.mt.co.kr/society/2025/08/25/2025082510241837355" rel="noopener">머니투데이</a>
현행법에 따르면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할 경우 1회 적발 시 50만 원, 2회 이상 적발될 경우에는 건당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일반적인 불법 주정차 과태료가 4만~5만 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문제가 된 이 아파트의 73건 위반 신고는 모두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 초기 소방차 전용구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입주민들이 무심코 주차했다가 이웃의 신고로 과태료를 받는 상황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신고가 급증하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입주민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소방차 전용구역에 대한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엘리베이터와 게시판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 결과 올해 3월 기준으로 해당 아파트의 소방차 전용구역 위반 신고 건수는 0건으로 나타났다. 짧은 기간 내에 주민들의 인식 개선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광주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신고를 통해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정당한 절차”라며 “소방 전용구역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산해 위반 사례가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 의무는 2018년 8월 법 개정 이후 건축된 아파트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구축 아파트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단지 전체 922곳 중 소방기본법 적용 대상은 4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만 과태료 부담을 지게 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화재 예방과 신속한 대응이라는 제도의 취지는 인정하면서도, 구축 아파트에도 점진적으로 소방차 전용구역을 확대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방차 전용구역 위반이 반복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주차 공간 부족을 지적한다. 실제로 많은 신축 아파트가 법정 주차대수는 충족하지만, 세대당 차량 보유 대수가 증가하면서 주차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소방차 전용구역의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주차할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인 주차 문제 해결 없이는 위반 사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소방차 전용구역 불법주차는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쉽게 신고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한 후 ‘불법 주정차’를 선택하고, 위반 유형에서 ‘소방차 전용구역’을 선택한 뒤 현장 사진을 촬영해 제출하면 된다.
소방 당국은 “소방차 전용구역은 생명과 직결된 공간”이라며 “화재 등 긴급 상황에서 소방차 진입이 1분만 늦어져도 인명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입주민 스스로 소방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방차 전용구역을 비워두는 것이 결국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 신축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 의무 대상도 확대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이제 소방차 전용구역이 단순한 주차 금지 구역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공간임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주차 편의보다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