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소화기 없으면 60만원?�

by 두맨카

요즘 도로 위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법규 하나가 운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바로 차량용 소화기 의무 비치 규정이다. “설마 나까지?”라고 생각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들어 단속이 강화되면서 과태료를 물어야 했던 운전자들의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승용차는 해당 안 되겠지?”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31조를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승용차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에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되어 있다. 다만 이륜차와 승차 정원 10인 이하 승합차, 적재중량 1톤 이하 화물차는 예외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2018년 이후 출고된 모든 신차에는 제조사가 의무적으로 소화기를 장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고차를 구입했거나, 소화기를 분실했다면? 운전자 본인이 직접 구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단속에 적발되면 어떻게 될까? 자동차관리법 제81조에 따라 최대 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순히 “깜빡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법규 위반으로 간주되어 즉시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온다.


실제로 한 운전자 A씨는 정기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소화기 미비치로 과태료를 물었다. “10년 넘게 운전했는데 한 번도 필요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검사장에서 지적받고 나서야 법규를 알게 됐죠”라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더욱 놀라운 건 자동차 정기검사나 종합검사에서도 소화기 비치 여부를 필수로 확인한다는 점이다. 소화기가 없으면 검사 자체를 받을 수 없다. 즉, 검사 전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검사장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이렇게까지 소화기 비치를 강조하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차량 화재의 심각성 때문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차량 화재는 약 5,200건에 달했다. 특히 전기차 화재가 급증하면서 소화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차량 화재는 초기 대응이 생사를 가른다. 화재 발생 후 3분 이내에 초기 진화를 시도하지 못하면 차량 전체가 불길에 휩싸일 확률이 80%를 넘는다. 이때 차량용 소화기 하나가 수천만원짜리 차량은 물론,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temp.jpg 차량용 소화기 비치

차량용 소화기에도 기준이 있다. 아무 소화기나 차에 던져놓는다고 해서 법규를 충족하는 게 아니다. 소방청 고시 기준에 따라 자동차용 소화기는 다음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먼저 ABC 분말 소화기여야 한다. 일반 화재(A급), 유류 화재(B급), 전기 화재(C급) 모두에 대응 가능한 제품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용량은 최소 0.6kg 이상이어야 하며,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형식승인을 받은 제품이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카센터에서 1만원 안팎으로 구입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가격보다 ‘형식승인’ 마크 확인이다. 저렴하다고 무턱대고 구매했다가 정작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소화기를 샀다면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트렁크 한구석에 던져놓는 건 최악의 선택이다. 비상 상황에서 신속하게 꺼낼 수 없기 때문이다. 권장 보관 위치는 운전석 또는 조수석 하단, 시트 밑 공간이다.


고정 장치를 이용해 확실하게 고정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급제동이나 사고 시 소화기가 차량 내부에서 날아다니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에어백 전개 시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배치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소화기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일반적으로 제조일로부터 10년이다. 압력 게이지가 정상 범위(녹색 구간)를 가리키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녹슬거나 손상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차량 화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140여대의 차량이 전소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일반 차량 화재보다 진화가 어렵다.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한 번 불이 붙으면 연쇄 반응으로 이어지고, 재발화 가능성도 높다. 그렇다고 소화기가 무용지물인 건 아니다. 초기 작은 불씨를 잡는 데는 여전히 효과적이며, 대형 화재로 번지는 걸 지연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소유자라면 일반 ABC 소화기 외에 리튬이온 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추가로 비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배터리 화재에 특화된 소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소화기를 차에 비치만 해놓고 사용법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다. 비상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평소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소화기 사용은 4단계로 요약된다.


첫째, 안전핀을 뽑는다. 손잡이 위에 있는 노란색 또는 빨간색 핀을 제거한다. 둘째, 바람을 등지고 선다. 연기가 얼굴로 오는 걸 막기 위해서다. 셋째, 호스를 불이 난 곳으로 향한다. 불의 밑부분을 겨냥하는 게 포인트다. 넷째,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고 분사한다. 좌우로 쓸듯이 골고루 뿌린다.


주의할 점도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소화기를 사용하면 질식 위험이 있으니 반드시 환기가 되는 상태에서 사용해야 한다. 또 화재 규모가 크다면 무리하게 진화를 시도하지 말고 즉시 대피 후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미 소화기를 비치한 운전자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매달 한 번씩 압력 게이지를 확인하고, 외관 손상 여부를 살펴야 한다. 녹이 슬거나 찌그러진 소화기는 교체가 필요하다.


또한 자동차 정기검사를 앞두고 있다면 미리 소화기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압력이 떨어진 소화기는 검사 전에 교체하는 게 좋다. 검사장에서 지적받고 재방문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일부 정비업체나 카센터에서는 무료로 소화기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정기 점검이나 엔진오일 교환 등으로 방문했을 때 함께 확인받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차량용 소화기 의무화는 단순히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다. 매년 수천 건 발생하는 차량 화재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1만원 남짓한 비용으로 60만원의 과태료를 피하고,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면 결코 아깝지 않은 투자다.


당신의 차에는 소화기가 있는가? 없다면 지금 당장 준비하자. 있다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자. 안전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 챙겨야 하는 것이다.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서 단 한 개의 소화기가 당신과 가족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https://domancar.co.kr/%ec%83%88%eb%a1%9c%ec%9a%b4-%ed%8f%ac%ec%8a%a4%ed%8a%b8-11/

https://domancar.co.kr/%ec%83%88%eb%a1%9c%ec%9a%b4-%ed%8f%ac%ec%8a%a4%ed%8a%b8-12/

https://domancar.co.kr/%ec%83%88%eb%a1%9c%ec%9a%b4-%ed%8f%ac%ec%8a%a4%ed%8a%b8-13/

https://domancar.co.kr/%ec%83%88%eb%a1%9c%ec%9a%b4-%ed%8f%ac%ec%8a%a4%ed%8a%b8-14/

https://domancar.co.kr/%ec%83%88%eb%a1%9c%ec%9a%b4-%ed%8f%ac%ec%8a%a4%ed%8a%b8-9/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오닉5, 미쳤다! 1400만원 폭탄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