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네" 테슬라, 머스크에 1조 준다고?

by 두맨카

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 CEO에게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보상안 통과 일주일 만에 주가가 10% 급락하면서 과연 머스크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temp.jpg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주주총회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 CEO에게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보상안 통과 일주일 만에 주가가 10% 급락하면서 과연 머스크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1월 6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무려 1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400조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가 75%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는 기업사에서 단일 CEO에게 지급되는 보상으로는 전례 없는 규모다. 머스크는 무대 위에서 환호하는 주주들 앞에서 “다른 기업 주주총회는 지루한 행사지만, 테슬라는 멋진 축제”라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보상안 통과 후 테슬라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11월 13일에는 하루 만에 6.6% 급락해 401.9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397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400달러선이 무너졌다. 보상안 통과 직후 5거래일 중 단 하루만 상승했고, 일주일 만에 10% 가까이 하락하는 충격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번 보상안은 단순한 급여가 아니다. 머스크가 미리 정해진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만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약 12%에 해당하는 4억2300만주를 받는 구조다. 목표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테슬라 차량 2000만대 생산, 로봇 100만대 공급, 자율주행 로보택시 100만대 도로 운행이 포함된다. 무엇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현재 1조4000억달러에서 8조5000억달러로 6배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콜로라도대학교 앤 립턴 법학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기준”이다. 하지만 뉴욕 소재 웨드부시 증권의 금융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가 목표를 달성할 경우 수조 달러의 주주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며 적극 지지했다. 그는 머스크를 “현대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토머스 에디슨”으로 평가하며 “머스크 없는 테슬라는 치즈 없는 피자와 같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2018년 보상안에서도 당시 사람들이 웃었던 목표들을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달성해냈다. 그의 비전을 실현하는 능력은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런던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매트 브리츠먼은 테슬라 기업 가치의 약 3분의 1이 ‘머스크 프리미엄’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현재의 자동차 사업이 아니라 향후 3년간 무엇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 1조4000억달러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temp.jpg 테슬라 공장과 사이버트럭 이미지

그러나 머스크라는 존재 자체가 테슬라의 가장 큰 리스크이기도 하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며 정부 프로그램을 강력히 비판하고, 해외 정치에서도 극우 성향을 공개 지지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러한 정치적 행보는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올해 초 전시장 앞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실제로 판매량 급감이라는 타격을 입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는 “머스크가 비전가인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며 “과거에도 다른 관심사에 주의를 빼앗겨 테슬라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테슬라뿐 아니라 스페이스X, X(구 트위터), 뉴럴링크 등 여러 기업을 동시에 경영하며 정치 활동까지 병행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보상 조건에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이나 기타 논란을 제한하는 조항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립턴 교수는 “보상안 제안 이후에도 머스크는 정치적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며 “이번 보상안이 머스크가 관여하고 싶어하는 사안에 관여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충성도는 여전히 높다.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개인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 순매수했다. 테슬라의 개인투자자 비율은 41%로 S&P500 평균 5%를 훨씬 웃돈다.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같은 기간 5900만달러(약 870억원)를 순매수하며 머스크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다르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11월 7일부터 12일까지 4거래일 연속 테슬라를 순매도했다. 연방준비제도 의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보이는 테슬라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연 한 사람이 1400조원의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앞으로 10년간 머스크가 보여줄 성과에 달려 있다. 그가 약속한 미래를 실현한다면 주주들은 수조 달러의 가치를 얻게 되고, 실패한다면 사상 최악의 보상 결정으로 남게 될 것이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제 머스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관리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아이브스의 말처럼 “머스크가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아니면 스트리티의 우려처럼 “다른 관심사에 빠져 테슬라를 소홀히 할 것”인지는 오직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테슬라의 미래가 그 어느 때보다 한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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