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중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아 쏘렌토가 15개월 연속 판매 1위를 달리며 중형 SUV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로 본격적인 역습에 나섰다. 출시 4개월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쏘렌토와 싼타페의 아성에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2025년 중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아 쏘렌토가 15개월 연속 판매 1위를 달리며 중형 SUV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로 본격적인 역습에 나섰다. 출시 4개월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쏘렌토와 싼타페의 아성에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
2025년 11월 한 달간 기아 쏘렌토는 국산차 중 유일하게 1만대를 넘긴 1만 47대를 판매하며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9만 526대로, 2위인 현대 그랜저와도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2년 연속 국내 판매 1위 달성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쏘렌토의 이 같은 성공은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압도적인 선택률에서 비롯됐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시스템 총출력 235마력, 복합연비 15.7km/L(17인치, 2WD 기준)라는 균형 잡힌 제원과 3,885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워낙 높아 출고 대기 기간이 5개월에 달하는데도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세다. 2025년 9월에는 8,978대를 판매하며 8월 대비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했다. 검증된 주행 안정성과 넓은 실내 공간, 3열 시트 활용성까지 갖춘 쏘렌토는 ‘아빠차’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패밀리카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 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2024년 6월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하며 중형 SUV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불과 4개월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쏘렌토와 싼타페의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고 있다. 2025년 11월 단일 모델로 2,403대를 판매하며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핵심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3,495만원부터 시작하는 그랑 콜레오스는 쏘렌토(3,299만원~)와 싼타페(3,385만원~)와 비교해 비슷한 가격대지만, 11월 기준 최대 380만원의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하며 실구매가를 대폭 낮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3,000만원 초반대에 동급 최강 사양의 하이브리드 중형 SUV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동급 최고 수준의 파워트레인이 눈길을 끈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Tech는 직병렬 듀얼 모터 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 최고출력 245마력을 발휘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235마력보다 10마력 높은 수치다. 복합 공인 연비는 15.7km/L(테크노 트림 기준)로 쏘렌토와 동일하지만, 출력 면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내 공간 역시 경쟁력 있다. 휠베이스 2,742mm로 싼타페(2,815mm)보다는 짧지만, 효율적인 공간 설계로 2열과 3열 거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르노코리아는 전국 전시장에 이미 실물을 배치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 싼타페 / 사진=현대자동차
한때 중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현대 싼타페는 2025년 들어 쏘렌토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2025년 상반기 판매량을 보면 쏘렌토가 싼타페를 완전히 제쳤다. 풀체인지 모델 출시 초기 각진 갤로퍼 스타일의 디자인이 호불호를 갈랐고,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가치를 쏘렌토에서 더 높게 평가했다.
싼타페의 시작 가격은 3,385만원으로 쏘렌토보다 86만원 비싸다.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여기에 신형 출시 초기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쏘렌토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싼타페가 경쟁력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다. 2,815mm의 긴 휠베이스와 혁신적인 실내 디자인,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다. 현대차는 2025년형 모델에서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대폭 강화하고 가격을 100만원 낮추는 등 경쟁력 회복에 나서고 있다.
2025년 중형 SUV 시장은 쏘렌토, 싼타페, 그랑 콜레오스의 3파전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다. 쏘렌토는 압도적인 판매량과 브랜드 신뢰도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그랑 콜레오스의 가성비 공세와 싼타페의 반격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는 기존 QM6 고객층을 흡수하면서 새로운 수요까지 창출하고 있다. QM6가 2025년 11월을 끝으로 9년여의 판매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를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육성하고 있다. 11월 기준 그랑 콜레오스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E-Tech 모델 비중이 85.4%에 달하며,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높은 국내 시장 트렌드에 정확히 부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이 구매 결정의 주요 요소였다면, 이제는 가격 대비 성능, 연비, 실내 공간 등 실질적인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랑 콜레오스가 출시 초기부터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는 것은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 사진=르노코리아
쏘렌토도 가만히 있지 않다. 기아는 2025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안전·편의 사양을 대폭 늘리고 가격을 100만원 인하했다. 스티어링 휠 진동을 개선하고,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워낙 높아, 기아는 생산 물량 배정에 집중하며 출고 적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증된 내구성과 리세일 밸류는 쏘렌토만의 강점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2025년 중형 SUV 시장의 판도 변화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브랜드 이름값이나 디자인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렵다. 실구매가, 연비, 출력, 공간 활용성, 편의 사양 등 모든 요소가 균형을 이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쏘렌토는 검증된 신뢰성과 넓은 실내 공간으로, 싼타페는 현대차 브랜드 파워와 최신 기술로, 그랑 콜레오스는 압도적인 가성비로 각자의 영역에서 싸우고 있다. 2026년에는 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자신의 용도와 예산에 맞는 최적의 차량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중형 SUV 시장의 1위 자리는 여전히 쏘렌토가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그랑 콜레오스의 빠른 추격과 싼타페의 반격이 본격화되면서 ‘쏘렌토 독주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2025년 연말과 2026년 초 판매 실적이 중형 SUV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